고용부 장관 “연내 임금체계 개편 어려워…피크제부터”

김동만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은 6일 “임금체계 개편을 자꾸 하자는데, 50대에 임금을 깎으면 우리나라에서 살아갈 수 있겠느냐”며 “대안 없는 임금개편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한국경영자총협회가 개최한 제38회 전국 최고경영자 연찬회에서 ‘노동조합의 나아갈 길과 경영자들에 대한 바람’이란 제목으로 강연했다.

한국노총 위원장이 경총 연찬회에서 단독 강연한 것은 2007년 이용득 당시 위원장 이후 8년 만이다.

김 위원장은 “50대에 임금을 집중적으로 부여하는 것은 라이프싸이클(생애주기)에 맞춘 것”이라며 “입사 초기에 금액을 적게 주기 때문에 나이 들수록 차이가 나는 것이지 앞·뒤 생각하지 않고 개편하자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한국의 임금체계는 걸레”라며 “과거 정부에서 임금 인상을 억제하니까 기본급을 올리지 못하고 각종 수당을 덧붙이다 보니 얽히고설켜 풀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정부의 성급한 노동시장 개입을 반대한다며 노사 자치주의를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정부가 비정규직(35세 이상) 근로 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하고, 3개월 이상 일하면 퇴직금을 주겠다고 발표해 버리면 노사정 위원회가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불만을 나타냈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노와 사는 상생의 정신을 바탕으로 3월까지는 반드시 노동시장 구조개혁 종합대책을 도출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린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사안 전체를 십자가 메듯 떠안고 가기는 굉장히 어렵다. 사안 하나하나가 워낙 예민하고 결과에 따라 엄청난 파장이 예상된다”며 “이중구조, 비정규직 문제 등이 한 달 만에 해결이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김 위원장은 “노동조합이 자기 회사 망하게 하려는 곳이 있느냐”며 “정부가 이래라저래라 할 것이 아니라 노사가 머리를 맞대면 해결할 수 있는 게 훨씬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에 이어 연단에 오른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2015년 한국의 고용노동정책’이란 주제로 노동시장 개혁을 왜 지금 해야 하는지 설명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이 장관은 “내년부터 정년이 60세로 연장되는데 이에 맞게 임금체계 등 노동시장의 기본 틀을 고치도록 법에 의무화돼 있다”며 “정규직 채용의 두려움을 없애 줘야 기업이 기간제 채용보다 정규직 채용, 나아가 직접 채용으로 간다”고 설명했다.

연공서열 임금제는 성실한 근로자가 60세까지 일하게 하기 위해서라도 고쳐야 하고, 정리해고는 기업이 어려울 때는 근로자를 내보냈다가 상황이 나아지면 돌아올 수 있게 하는 제도로 만들어야 한다는 견해도 밝혔다.

이 장관은 “올해 안에 임금체계 개편 마무리는 쉽지 않다”며 “임금피크제를 도입해 정년 연장을 맞이하고, 2∼3년에 걸쳐 사회 전체적으로 임금체계를 개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노동시장 구조개혁 대타협을 성사시킬 수 있느냐는 질문에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 믿는다”며 “얼마나 구체적일지는 차등이 있겠지만, 반드시 대타협은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