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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 짓는 산업’ 담배·술, 1900년 이후 투자수익 최고

‘죄 짓는 산업’ 담배·술, 1900년 이후 투자수익 최고

입력 2015-02-11 14:48
업데이트 2015-02-11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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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투자 등의 과정에서 해당 기업의 윤리적 가치를 중시하는 투자자들이 소위 ‘죄 짓는 산업’이라고 비판해온 담배와 주류업계가 지난 1900년 이후 주주들에게 가장 많은 이득을 안겨 준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런던비즈니스스쿨의 금융사가인 엘로이 딤슨과 폴 마쉬 등은 1900년 당시 미국 담배 회사에 1 달러를 투자한 경우 그동안 배당금이 신중하게 재투자됐다고 가정할 때 지금은 그 가치가 628만 달러(약 68억9천만 원)에 달한다는 내용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크레디트 스위스 은행의 의뢰로 진행된 이번 연구는 또 지난 115년간 영국 주식 가운데 최고의 성적을 거둔 부문은 주류업체로, 1 파운드를 투자했다면 지금은 배당금을 포함해 24만3천152 파운드로 불어났을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주류업계 주식은 1920∼1933년 금주법이 시행된 관계로 영국 주류업체들보다는 상대적으로 수익이 덜했다.

말짱하고 견실한 업체들은 도리어 수익률이 훨씬 안 좋았다.

엔지니어 회사들은 19세기 산업혁명 동안 영국의 세계 지배에 공헌했으나 이후 115년 동안은 최악의 주식 종목이 돼 이 기간 1파운드 투자 가치가 단지 2천280 파운드로 제한됐다.

조선업체 역시 이른바 ‘미국의 세기’를 이끄는데 이바지한 반면 1900년 이후 1달러 투자 가치가 1천225 달러로 불어나는데 그쳤다. 미 섬유 및 철강 업체도 별 볼 일 없기는 마찬가지였으나 최근 윤리적 투자자들이 문제를 제기하는 식품업계는 1 달러 투자 종잣돈이 38만4천27달러로 성장했다.

딤슨 교수는 담배와 주류 회사들이 이처럼 강한 성장세를 보인 것은 단지 중독성 제품을 팔기 때문만은 아니라고 말했다.

이는 일부 윤리적 투자자들이 문제 주식의 매입을 꺼리는 바람에 인위적으로 주가가 낮아졌고 별 거리낌 없이 관련주를 보유한 사람들에게 결과적으로 더 높은 수익을 안겨주게 됐다는 것이다.

딤슨 교수는 “20세기 전반 신념에 기반한 투자자들과 그 후반 온갖 종류의 윤리적 투자자들이 역설적으로 그만큼 영향을 끼쳤다는 증거”라고 덧붙였다.

1900년 당시 주식 시장 가치의 3분의 2가 철도 부문에 있었고 영국의 경우 절반에 해당했으나 그동안 주식 시장도 상당한 흥망성쇠를 보였다. 한 때 기간 산업으로 여겨지던 전신과 섬유 산업은 시장에서 거의 자취를 감춘 반면 항공사와 소프트웨어 업계가 그 자리를 대신 차지했다. 더불어 ‘죄 짓는 주식 종목’으로 카지노가 추가됐다.

신문은 “지난 한 세기 동안 의료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또 법적으로 그 존재 자체가 지탄받았던 담배와 술의 매력은 여전하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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