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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정유사’ 생기면 주유소시장 판도 바뀔까?

‘제5정유사’ 생기면 주유소시장 판도 바뀔까?

입력 2015-03-20 07:47
업데이트 2015-03-20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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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삼성토탈 인수 4월 중 마무리 전망”주유소 폴 바꾸기 어려워…경쟁 치열해질 것”

한화그룹의 삼성토탈 인수작업이 이르면 4월 중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제5정유사’ 등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화는 1970년 설립한 경인에너지를 외환위기 여파로 1999년 현대오일뱅크에 매각한 바 있다.

당시 전국 1천100여개의 한화주유소 폴사인이 현대오일뱅크로 바뀌었고, 이때부터 국내 정유업계는 4사 체제로 지금까지 굳어졌다.

SK에너지·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는 원유를 정제설비에 넣어 휘발유·경유·등유 등 석유 제품을 생산한다.

그런데 석유화학업체인 삼성토탈이 ‘제5정유사’ 후보로 떠올랐다.

삼성토탈은 나프타를 분해해 플라스틱과 파라자일렌 등 화성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부산물로 석유를 얻는다.

또 지난해 초경질원유를 정제해 나프타와 석유제품을 생산하는 콘덴세이트분해시설(CFU)을 완공해 휘발유 430만배럴, 경유 800만배럴, 항공유 1천500만배럴의 생산능력을 갖췄다.

삼성토탈은 2012년부터 석유공사를 통해 알뜰주유소에 기름을 공급하게 되자 2013년 말 대한석유협회에 회원가입 신청서를 냈다.

정유 4사들은 작년 4월 총회에서 “기존 회원사와 성격이 달라 검토가 더 필요하다”며 퇴짜를 놓았지만, 이번에 삼성에서 한화로 이름을 바꿔달고 신청서를 낸다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한화그룹의 경인에너지가 석유협회 출범 당시 창립 멤버였다.

석유협회는 올해 총회 일정을 정하지 않았지만, 전용원 회장의 임기가 6월에 끝나기 때문에 연임을 결정하거나 신임 회장을 선임하기 위해 그전에 총회를 개최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경인에너지 매각에 대해 “마취도 안 하고 수술받은 심정”이라고 밝혀 정유업에 대한 애정을 나타낸 바 있다.

하지만, 한화가 과거처럼 정유부문 사업을 확대할지를 두고 정유업계는 ‘글쎄’라는 반응이다.

SK이노베이션 등 기존 정유사들이 매년 정유부문에서 보는 적자를 석유화학 제품이나 윤활유를 팔아 번 돈으로 보전하고 있고, 국내 주유소 시장이 많은 돈을 투자해 새로 뚫고 들어올 만큼 매력적이지 않다는 이유다.

한국석유공사가 작성한 지난해 정유4사의 휘발유·경유·등유 판매 내수 점유율을 보면 SK에너지가 29.5%, GS칼텍스 24.9%, 현대오일뱅크 22%, 에쓰오일 18.3%, 삼성토탈과 석유수입사 등 기타 5.3%이다.

또, 올해 1월 기준 전국 1만2천470개 주유소의 폴(브랜드)을 보면 SK에너지 31%(3천898개), GS칼텍스 22%(2천756개), 현대오일뱅크 18%(2천191개), 에쓰오일 16%(1천983개), 알뜰주유소나 자가상표 주유소가 13%(1천642개)를 차지하고 있다.

에쓰오일의 정제능력은 하루 66만9천배럴이고 작년 매출액은 28조5천억원, 현대오일뱅크는 하루 39만배럴의 정제능력에 매출액은 18조2천억원으로 에쓰오일이 업계 3위, 현대오일뱅크가 4위다.

하지만, 내수 점유율과 주유소 폴 개수에서 현대오일뱅크가 에쓰오일을 앞선 이유는 현대오일뱅크가 한화주유소를 흡수했고, 에쓰오일이 1980년 후발 주자로 사업에 뛰어들어 주유소를 늘리기 어렵자 수출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전국 곳곳의 목 좋은 자리에는 오래전부터 주유소들이 자리잡고 있고, 기존 정유사가 설치해준 간판과 주유기를 떼고 폴을 바꾸려면 그만큼 파격적인 거래조건을 제시해야 한다.

주유소 매출이 크다면야 출혈을 감수하고 ‘폴 뺏어오기’ 경쟁을 벌이겠지만, 정유사 전체 매출에서 주유소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적다.

정유사들은 생산물량의 절반 정도를 해외로 수출하고, 1위 기업인 SK에너지의 경우 작년 매출 중 주유소 등 소매 판매가 차지한 비율은 12.7%에 불과했다.

다만, 정유사들은 주유소 등 내수 유통망을 어느 정도 확보해야 안정적으로 생산물량을 소화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만약 한화가 주유소 사업에 진출한다면 현재 삼성토탈이 기름을 공급하는 알뜰주유소를 브랜드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석유공사도 적정한 시기에 알뜰주유소 사업을 민간에 이양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또, 주유소를 수십개씩 운영하는 사업자, 법인과 손을 잡는 방법도 있다.

이와 관련해 삼성토탈 관계자는 “삼성에 있을 때와 한화에 있을 때는 사업방향이 다르므로 빅딜이 마무리되고 나서 내수시장과 수출까지 다양한 사업 검토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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