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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환율 900원 붕괴] 일본관광객·유커 ‘동시 이탈’ 우려

[엔환율 900원 붕괴] 일본관광객·유커 ‘동시 이탈’ 우려

입력 2015-04-23 11:09
업데이트 2015-04-23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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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엔환율이 7년여만에 최저치를 기록함에 따라 국내 관광·유통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한국을 찾는 일본인 관광객의 이탈이 가속화할 뿐 아니라 국내 관광업계에서 ‘큰 손’ 역할을 하는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도 일본으로 발길을 돌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 31개월째 일본인 발길 ‘뚝’

우리나라를 방문한 일본 관광객은 2012년 9월부터 줄어들기 시작했다.

당시 일본관광객은 전년동기보다 3.8% 하락하면서 감소세로 돌아섰고 올해 3월까지 31개월째 하락중이다.

특히 2013년 4월에는 한국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의 하락폭이 무려 30%에 육박했다.

가장 큰 원인은 엔화 가치의 폭락이다.

실제 원-엔화 환율(100엔당)이 2013년 3월 30일 1,168원에서 4월 30일 1,121원으로 한달 만에 4.02%나 떨어졌다.

여기에 한일 갈등까지 겹치면서 일본인이 그동안 지켜왔던 한국 방문 국별 1위 자리를 2013년 유커에 내줬다.

일본인 관광객은 2012년 351만8천792명에서 2013년 274만7천750명으로 21.9% 감소한데 이어 지난해에도 17.0% 줄어든 228만434명에 머물렀다.

올들어서도 이런 추세는 계속되고 있다.

한국을 찾은 일본인은 1월에도 18.9% 줄었고 2월에도 24.8%나 감소했다. 3월에도 11.5% 하락하면서 감소세를 이어갔다.

올해에도 우리나라를 찾는 일본 관광객은 작년보다 18.6%나 줄어든 185만5천명으로 예상된다.

여행업계에서는 방한 일본인이 내년 181만4천명으로 바닥을 찍은 후 2017년 183만3천명으로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을 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원-엔화 환율의 하락세가 장기화한다면 이마저도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내 관광업계는 물론 유통업계에도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비록 그 수가 줄었다고는 하지만, 일본인은 아직도 유커에 이어 두 번째로 씀씀이가 큰 관광객이다.

◇ 유커, 일본으로 발길 돌리나?

엔화약세로 우리나라를 찾는 유커의 발길이 일본으로 돌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2011년에는 동일본 대지진 여파로 일본을 찾는 중국 관광객이 급감했고, 2012∼2013년에도 중일관계 악화로 방일 중국관광객이 별로 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일본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전년대비 83.3%나 늘었고, 올해 1∼2월에만 방일 중국인이 작년동기 대비 99.2%나 뛰어올랐다. 지난달에도 83.7%나 증가했다.

춘제 기간 불과 1주일 동안(2월 18일부터 24일까지) 중국 관광객들이 일본에서 쇼핑하는데 지출한 금액은 60억위안(한화 약 1조700억원)에 달했다.

이처럼 일본 관광시장에서의 유커 성장은 ▲ 중국-일본 간 직항노선 개통 ▲ 엔저 기조 ▲ 일본의 비자발급 완화 ▲ 일본 정부의 면세 제도 개편 등 때문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향후 지리적으로 중국과 근접한 한국과 일본 간의 유커 유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우려는 일본을 기피하는 중국인의 전통적인 정서상 기우에 불과할 뿐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또한 지난해 일본을 방문한 중국인이 241만명으로 전년보다 80%나 넘는 성장세를 보였지만 한국을 찾은 유커 613만명에 비하면 39.4%에 불과한 만큼 큰 문제는 없을 것이란 이야기다.

◇ 한국인 일본관광 가속화할 듯

엔화약세가 계속된다면 한국인의 일본 방문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에는 엔화약세 장기화로 일본을 찾은 한국인이 7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작년 일본을 여행한 우리나라 국민은 270만명으로 전년의 245만6천165명을 크게 웃돌았고, 방일 한국인이 가장 많았던 2007년 수준(260만명)도 가볍게 뛰어넘었다. 2007년 당시 원-엔화 환율은 100엔당 789원대였다.

지난해 일본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이 크게 증가한 시기는 원-엔화 환율이 100엔당 1,000원 아래로 하락한 8월부터였다.

7월(25만명)까지만 해도 전년과 비슷했으나 8월(25만명) 16.7%, 9월(21만명) 32.3%, 10월(25만명) 57.7% 등으로 급증했다.

올들어서도 일본에 한국인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1월에도 작년동기보다 40.1% 증가했고 2월 38.9%, 3월 39.6% 신장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일본이 우리나라에서 가까운 데다 최근 엔화약세 장기화로 저렴한 쇼핑관광 이미지로 자리잡았기 때문에 방일 한국인은 현재보다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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