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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구 은행회장 “미국 제로금리인데, 예대마진 3%p”

하영구 은행회장 “미국 제로금리인데, 예대마진 3%p”

입력 2015-05-07 08:39
업데이트 2015-05-07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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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은행 수익성 세계 최저…해외 진출만이 해법”

하영구 전국은행연합회장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린다고 해서 반드시 시중은행의 예대마진(대출금리와 예금금리 차이)이 떨어져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하 회장은 지난 4일(현지시간)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가 열린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은행권의 수익성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 회장은 “기준금리가 떨어지면 예대마진이 일반적으로 낮아진다고 봐야겠지만 미국의 경우 정책금리가 제로(0)인데도 예대마진이 3%포인트 수준”이라며 “한국은 기준금리가 1.75%인데 예대마진은 1.7%포인트 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준금리와 은행 예대마진의 상관관계에 대해 “시장에서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기준금리가 내려가더라도 은행 대출금리는 어느 정도 선에서 높게 유지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는 국내 은행은 예대마진이 유독 낮은 수준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세계 1천대 은행에 포함된 국내은행 10곳의 2013년도 총자산순이익률(ROA)은 전체 평균(1.28%)에 크게 못 미치는 0.38%에 불과하고, 한국 순위는 94개국 가운데 83위에 그칠 정도로 열악하다고 지적했다.

하 회장은 국내에선 은행들이 예대마진을 이용한 영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려운 환경인 만큼 높은 수익성을 추구하려면 해외에 진출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 회장은 “국내 은행 주식의 주가순이익비율(PER)은 외국과 큰 차이가 없는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굉장히 낮다”며 “이는 번 돈에 대해서는 정당한 대가를 쳐주는 데 버는 돈이 충분치 않은 것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자본을 효율적으로 쓰려면 수익성이 높은 해외로 진출할 수밖에 없다”며 “그게 아니라면 (국내에서) 비이자 수익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여론상 수수료와 같은 비이자수익을 단기간에 늘리기도 어려워 해외진출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는 게 하 회장의 생각이다.

최근 ‘핀테크(FinTech)’ 열풍으로 이슈가 된 인터넷전문은행이 성공하려면 특화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 회장은 세계적인 인터넷은행 성공 사례로 찰스 슈워브와 제네럴모터스(GM) 산하 인터넷 전문은행을 거론하면서 “이들 은행은 일반적인 영업으로 은행과 경쟁하지 않고 특화 비즈니스로 성공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안심전환대출을 시행하면서 정책재원 마련을 위해 발행하는 주택저당증권(MBS)을 은행이 떠안는 것은 과도한 부담이라는 지적에도 소신을 밝혔다.

하 회장은 “안심전환대출은 변동금리 대출을 고정금리 대출로 바꿔 변동성 노출을 줄이자는 목적으로 나온 것”이라며 “결국 기존 은행 고객을 상대로 한 대출이기 때문에 은행이 MBS를 처리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2001년 48세 나이로 한미은행장에 올라 최연소 은행장 기록을 세운 하 회장은 2004년 한미은행이 씨티은행과 합병한 뒤부터 한국씨티은행장을 지냈다. 작년 11월 은행연합회장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한국 은행권을 대표해 ADB 총회에 참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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