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는 연 1.5% 동결 전망 우세

오는 9일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열리는 가운데 한은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얼마로 제시할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 4월 성장률 전망치를 3.4%에서 3.1%로 내렸으나 최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으로 경제 전반에 타격이 커지면서 성장률 하락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금융시장에서는 한은이 내놓을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2%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수출과 소비 부진으로 경기회복세가 부진했던 데다 메르스 타격까지 겹치면서 경기 회복 추세가 애초 예상했던 경로에 못 미치는 상황이라는 게 근거다.

한은이 지난달 11일 열린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1.75%에서 1.50%로 전격 인하한 배경도 메르스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이 심각한 수준임을 반영한 것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경기의 하방 리스크가 커졌다. (성장률이) 4월에 전망한 숫자보다는 조금 낮아질 가능성이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하향 조정 가능성을 예고했다.

올 성장률을 2%대로 보는 전망은 앞서 다른 연구기관에서도 내놓았다.

정부는 최근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성장률로 3.1%를 전망했지만 한국경제연구원은 이보다 낮은 2.7%, 금융연구원은 2.8%, 산업연구원은 2.9%를 제시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한은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할 것이라는 예상은 거의 기정사실이 됐다.

문제는 성장률 전망치를 3개월 만에 얼마나 내리느냐다.

메르스 사태가 아직 끝나지 않아 경제적 충격이 얼마나 될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태다.

더구나 정부가 발표한 추가경정예산 집행의 효과도 반영해야 한다.

정부는 추경 11조8천억원을 비롯해 총 22조원을 풀어 부진한 경기 회복세를 뒷받침하기로 했지만 국회 통과 과정과 집행 속도에 따라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

일부 전문가는 한은이 정부 추경의 효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 이번 성장률 전망이 3% 선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종연 NH투자증권 채권전략팀장은 “메르스 충격이 성장률을 0.2∼0.3%포인트 내린다고 보면 추경을 반영하지 않을 때 2% 후반으로 낮춰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다만 추경을 감안하면 3% 선에 턱걸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가 상승률 전망은 기존 전망(0.9%)에서 크게 변동이 없거나 소폭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작년 하반기 국제유가 하락의 기저효과에다 최근 가뭄으로 인한 농산물 가격 상승세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준 금리는 현재의 1.5% 수준에서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작년 8월부터 4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1%포인트나 내렸기 때문에 전달에 이어 두 달 연속으로 금리를 내리기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두 달 연속 금리를 인하하면 가계와 기업, 금융시장에 예상보다 경기 위축이 심각하다는 잘못된 신호를 줄 수도 있다.

무엇보다 금리 인하 후 무서운 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가계부채가 부담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한은이 이달엔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일단 그동안 금리를 내린 효과를 지켜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