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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팩토리 아웃렛’ 가보니…체감 할인율 “글쎄…”

국내 첫 ‘팩토리 아웃렛’ 가보니…체감 할인율 “글쎄…”

입력 2015-07-17 07:35
업데이트 2015-07-17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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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항동에 문을 연 롯데 팩토리 아울렛을 개장 2개월만에 찾았다.

창고 방출형 아웃렛을 표방하며 ‘아웃렛을 한 번 더 할인한다’는 슬로건을 내건 만큼 개장 초기부터 주목을 받았던 곳이다.

16일 오후 서울 종로에서 인천 연안부두 인근에 있는 이곳까지 지하철과 버스를 이용하니 1시간 40분가량 걸렸다.

롯데 팩토리 아울렛 주변 도로에는 컨테이너를 실은 대형 트럭들이 경적을 울리며 지나다니고 있었다. 주말 나들이 고객을 겨냥해 유럽풍 같은 아늑한 분위기로 조성된 수도권의 다른 아웃렛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1층은 여성 의류·잡화·아동, 2층은 아웃도어·남성·캐주얼, 3층은 생활가전·가구 브랜드로 구성돼 있다.

각 매장에는 3∼5개 브랜드가 모여 있고 상품 진열은 주로 2층 행거나 대형 매대에 돼 있었다.

평일 오후인 만큼 손님은 드문드문 보였다.

매장 2층에 있는 편의점 직원은 “주말에 손님이 몰리는 편”이라며 “평일엔 가족 단위 손님이 많이 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여성 의류 브랜드 ENC는 15만원대 블라우스를 60% 할인한 6만원대에 판매 중이었고, 린은 여성원피스를 2만, 3만원 균일가에 선보이고 있었다.

여성의류 매장 직원은 “1년차 재고는 50∼60%, 2년차 재고는 70∼80% 할인 판매하고 있다”며 “간혹 올해 신상품이 들어오는데 그러면 할인율은 40% 밑으로 낮아진다”고 전했다.

1년차 재고가 70∼80%를 차지하는 여타 아웃렛과 달리 롯데 팩토리 아울렛 인천점은 2년차 이상 재고가 60% 이상이다.

오래된 이월상품이 많은 만큼 평균 할인율은 비교적 높은 편이지만 유행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마음에 드는 물건을 고르기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과 함께 매장을 찾은 인천 주민 남연주(47·여) 씨는 “1층 여성 의류 매장을 둘러봤는데 너무 오래된 상품이 많다”며 “요새는 사람들이 싼 것을 찾아도 눈이 높아져 있는데 시각적으로 충족이 안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는 이곳의 평균 할인율이 40∼70%로 일반 아웃렛의 평균 할인율(30∼50%)보다 높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고 있지만 상당수 소비자는 기대만큼 물건이 저렴한 것 같지 않다고 평했다.

이곳에서 운동화 등을 산 이지연(45·여) 씨는 “가격대가 다른 쇼핑몰과 비슷한 것 같다”고 했고, 김기범(42) 씨는 “상품이 적고 가격대는 수도권에 있는 신세계, 현대 아웃렛과 비슷한 것 같다”고 했다.

인천 주민 연금화(60·여) 씨는 “다른 아웃렛에는 고급 제품이나 명품도 있는데 이곳에는 중하위 브랜드 제품이 많고, 가격은 일부 제품군에 한해서만 싼 것 같다”고 말했다.

창고형 아웃렛인데도 체감 할인율이 낮은 것은 소비자가 막상 마음에 들어 구매하는 상품은 ‘할인율이 아주 높지는 않더라도 비교적 최근에 나온 상품’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시 말해 ‘할인율은 높지만 유행에 많이 뒤처지는 2년차 이상 상품’은 눈에 차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다.

다만, 유행을 덜 타는 아웃도어 같은 제품은 마음먹고 온다면 ‘득템’(좋은 물건을 괜찮은 가격에 획득)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색상과 디자인이 무난한 밀레의 18만9천원짜리 바람막이 재킷은 6만5천원이었고, K2의 25만원대 등산화는 15만원대였다. 컬럼비아에선 8만3천원짜리 남성 반바지가 3만원이었다.

친구들과 함께 이곳을 찾은 대학생 손대범(23) 씨는 “49만9천원짜리 컬럼비아 구스다운 점퍼를 70∼80% 할인받아 19만9천원에 샀다”고 만족해했다.

3층 생활용품 매장에선 저렴한 접시들이 눈에 띄었다. 깔끔한 디자인의 한국도자기 접시세트(20p)는 기존가 32만원에서 50% 할인한 16만원에, 행남자기 접시세트(21p)는 31만원 짜리를 11만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소규모 생활가전 매장은 청소기, 믹서기, 드라이기, 면도기 등을 판매 중이었다. 할인율은 쿠쿠·필립스·다이슨이 10∼40%, 월풀·키친에이드는 20∼70%였다.

롯데는 팩토리 아울렛의 개장 초기 열흘간 매출이 목표의 50%를 초과 달성했고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0일까지 매출도 목표치를 5% 초과 달성했다며 개장 초기의 성과를 내세웠다.

엇비슷한 유형의 아웃렛이 우후죽순 생기는 상황에서 창고형을 기치로 업태 차별화를 시도한 점은 분명히 긍정적인 대목이다.

그러나 오래된 이월상품이 많아 소비자의 만족감을 높일 매력적인 상품이 적다는 점, 또 다른 아웃렛과의 가격 차별화가 다소 부족한 점은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한 지점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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