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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투 잡았나’…한은, 금값 급락에 평가손실만 1조8천억

‘상투 잡았나’…한은, 금값 급락에 평가손실만 1조8천억

입력 2015-07-26 10:56
업데이트 2015-07-26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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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제 금값 하락으로 한국은행이 금 투자에서 1조8천억원에 달하는 평가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됐다.

2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원석 의원(정의당)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10년간 금 매입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1∼2013년 한은이 사들인 금을 현 시세로 평가할 때 매입가 대비 평균 33%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김중수 전 총재 재임 당시 금 보유량 확충 계획을 세우고 공격적인 금 매입에 나섰다.

한은의 금 매입량은 2011년 40t, 2012년 30t, 2013년 20t 등으로 총 90t에 달한다.

당시 금 매입 덕에 2010년 8월 14.4t 수준이었던 한은의 금 보유량은 104.4t으로 늘었다.

전체 외환보유액에서 금이 차지하는 비율도 0.03%에서 올해 6월 현재 1.3%(장부가액 기준)로 증가했다. 2013년 이후 한은의 금 보유량 변화는 없는 상태다.

전체 외환보유액 대비 금의 비율이 주변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은 편임을 고려하면 보유자산 다변화 차원에서 금 보유량 확대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다만, 한은의 집중적인 금 매입이 국제금값이 사상 최고대를 기록했던 시점에 몰렸다는 점에서 ‘지나치게 비싸게 샀다’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2006년 3월만 해도 1트로이온스당 534달러였던 국제금값은 이후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 2011년 9월에는 온스당 1천900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양적완화에 따른 미 달러화 약세, 유럽재정위기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였다.

이후에도 1천600∼1천700달러대 높은 수준을 유지하던 국제금값은 2012년 10월을 기점으로 하락세로 반전했다.

국제금값은 미국의 금리 인상 예고로 최근 들어서는 5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며 이달 24일 뉴욕상품거래소 기준 1트로이온스당 1천85.5달러까지 떨어진 상태다.

2011년 최고점과 대비하면 절반 수준인 셈이다.

박 의원 자료에 따르면 한은이 2011∼2013년 사들인 금 90t의 매입가는 약 47억1천만 달러다. 한은은 외환보유액을 매달 공표하면서 보유 금의 가치를 시세가 아닌 매입 당시의 장부가를 기준으로 기재하고 있다.

현시세(1트로이온스당 1,085.5달러 적용)를 적용한 금 90t의 가치는 약 31억4천만 달러로, 평가손실액은 매입가 대비 15억7천만 달러(약 1조8천억원)에 달한다.

시가를 적용한 금 90t의 평가가치가 장부가 대비 3분의 2로 줄어든 것이다.

국제 원자재 가격 급락과 더불어 국제금값도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어 평가손실은 더 커질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골드만 삭스가 국제금값이 온스당 1천 달러를 밑돌 것으로 전망하는 등 주요 투자은행들은 당분간 금값이 하락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금 시세 변동으로 보유 금의 평가가치가 떨어졌다고 비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다.

금 매입은 외환보유액의 통화·상품 다변화 차원에서 장기적으로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금 가격 변동에 따른 단기적인 손익평가는 큰 의미가 없다는 얘기다.

김중수 전 한은 총재도 “금을 산 것은 위험할 때를 대처하는 용도이지 평상시 자산증액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한 바 있다.

박원석 의원은 “한은의 금 투자는 장기보유 성격으로, 당장 손실이 실현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매년 같은 지적이 반복되고 있으므로 중앙은행으로서 당시 투자시기, 과정, 대상 선정 등이 적절했는지 책임 있는 해명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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