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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대우조선 대출 회수할 때 산업은행만 확대

시중은행 대우조선 대출 회수할 때 산업은행만 확대

입력 2015-07-26 10:57
업데이트 2015-07-26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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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석 “부실 사전 파악 못 한 산은 직무유기”

대우조선해양이 대규모 부실을 숨기고 있다는 루머가 시장에 돌았던 올 상반기에 시중은행들은 발 빠르게 대출을 회수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산업은행은 유독 대출을 늘렸다.

부실 위험에 따른 자금 압박이 이처럼 강하게 전달됐는데도 최대주주이자 주요 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상황 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해 적기에 조치를 취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수출입은행이 2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박원석(정의당) 의원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시중은행과 증권사 등 67개 금융사의 신용공여액(대출+선수금환급보증 등)은 올해 6월 말 기준 23조2천245억원으로 지난해 말 21조3천917억원보다 1조8천329억원 늘었다.

6개월간 대출이 4조5천778억원에서 5조1천525억원으로 5천747억원, 선수금환급보증(RG)이 16조8천139억원에서 18조721억원으로 1조2천582억원 늘었다.

대우조선이 더 많은 대출과 보증을 구하러 다니는 동안 시중은행들은 자금을 회수하거나 연장을 거부했다.

농협은 2조481억원에 달하던 신용공여액을 6개월간 1조6천407억원으로 줄였다.

이에 따라 대우조선에 대한 전체 신용공여액에서 농협이 차지하는 비중은 9.6%에서 7.1%로 줄면서 신용공여액 2위에서 3위로 내려앉았다.

같은 기간 국민은행은 신용공여액 비중을 3.8%(8천186억원)에서 3.6%(8천438억원)로, 우리은행은 3.6%(7천804억원)에서 2.4%(5천584억원)로, 하나은행은 3.1%(6천729억원)에서 2.5%(5천742억원)로, 신한은행은 2.6%(5천500억원)에서 1.8%(4천278억원)로, 외환은행은 1.1%(2천306억원)에서 1.0%(2천346억원)로 줄였다.

최대 신용공여 기관인 수출입은행이 차지하는 비중도 54.9%(11조7천434억원)에서 52.6%(12조2천119억원)로, 서울보증보험도 5.5%(1조1천772억원)에서 4.8%(1조1천148억원)로 비중을 줄였다.

시중은행들의 이런 조치는 대우조선이 대규모 부실이 숨겨져 있다는 루머가 시장이 돌면서 이뤄졌다.

올해 초 증권시장에서는 대우조선이 최고경영자(CEO) 임기 만료와 함께 대규모 충당금을 설정해야 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동종업체인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영업손실을 반영하며 고전할 때 대우조선만 선전하는 것을 이상하게 본 시중은행들이 먼저 움직인 것이다.

이런 사이 산업은행은 2조338억원에서 4조1천66억원으로 신용공여액을 되레 늘렸다. 이에 따라 전체 대우조선 신용공여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5%에서 17.7%로 수직 상승해 2위 신용공여기관이 됐다.

시중은행들이 대출 회수에 나선 가운데 대주주이자 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대우조선의 대규모 부실을 파악하지 못한 점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적기에 부실을 파악하고 구조조정에 나섰더라면 파국을 예방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박원석 의원은 “정책금융기관은 채무기업의 경영 상태를 상시 관리하고 필요하면 적시에 구조조정을 해낼 수 있어야 한다”면서 “채무기업의 부실을 사전에 파악하지 못했다면 이는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지적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이에 대해 “국가 경제에서 대우조선이 차지하는 비중 등을 감안할 때 국책은행으로서 대출·보증을 늘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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