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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방 외국인 관광객에게 빌려주기… 그게 공유경제의 시작”

“빈방 외국인 관광객에게 빌려주기… 그게 공유경제의 시작”

장은석 기자
입력 2015-11-19 23:10
업데이트 2015-11-20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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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나 참석차 한국에 온 줄리언 퍼사드 에어비앤비 아·태 대표

“집의 빈방을 다른 사람과 나눠 쓰면 더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을 찾고 지역 경제도 살아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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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언 퍼사드 에어비앤비 아시아·태평양 지역 대표
줄리언 퍼사드 에어비앤비 아시아·태평양 지역 대표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낯설지만 전 세계적으로 ‘공유경제’가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집의 빈방을 외국인 관광객 등에게 제공하고 숙박료를 받는 ‘에어비앤비’와 차량을 공유하는 ‘집카’ 등이 대표적이다.

줄리언 퍼사드(43) 에어비앤비 아시아·태평양 지역 대표가 19일 기획재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공동 개최한 ‘공유경제 확산-해법과 쟁점’ 세미나 참석차 한국을 찾았다. 퍼사드 대표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5월부터 1년간 에어비앤비를 이용해 한국을 찾은 관광객이 17만 8000명”이라고 소개했다. 이 중 44%는 한국을 처음 방문한 것이라는 퍼사드 대표는 “공유경제가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도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호텔이 밀집된 시내가 아닌 서울 외곽과 지방에 있는 숙소를 이용하기 때문에 동네 구멍가게와 식당 등 지역 경제도 활성화시킨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에어비앤비는 2008년 설립된 숙박 공유 업체다. 여기에 등록된 ‘공유 주택’만 전 세계 190여개 나라 200만곳이다. 거쳐간 여행자는 6000만명을 넘는다. 우리나라에도 2013년 진출했다. 현재 1만 2000곳이 공유를 등록한 상태다. 1년 새 2.3배나 늘어 확산세가 무섭다.

하지만 걸림돌도 많다. 최근 법원은 에어비앤비를 통해 손님을 받은 사람에게 벌금을 매겼다. 숙박업은 구청에 신고해야 하는데 신고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퍼사드 대표는 “호텔 등 기존 숙박업은 365일 운영하지만 에어비앤비 등 숙박 공유는 1년에 평균 54일 정도여서 일반 숙박업과 동일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공유 경제에 맞는 맞춤형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영국,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처럼 누구나 자기가 살고 있는 집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한국 정부도 관련 규제 개선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조언도 곁들였다.

숙박료를 받으면서도 세금은 내지 않는 것과 관련해서는 “여러 국가의 도시들과 파트너를 맺어서 관광세를 대신 걷어 주는 등 해결책을 만들고 있다”면서 “세금은 공정하게 내야 한다는 것이 (공유경제 업체들의) 기본 인식”이라고 말했다.

마크 체이즈(53) 집카 창업팀 멤버는 “차를 공유하면 비싼 차값을 교육비 등 다른 용도로 쓸 수 있어서 지역 경제에도 도움이 된다”며 “교통 체증과 주차 문제도 해결돼 미국을 포함한 각국이 차량 공유 정책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공유경제란…소유하지 않고 빌려 주고 빌려 쓰기

빈방, 자동차, 책 등 물품은 물론 서비스와 생산 시설 등을 여러 사람이 나눠 쓰는 경제 방식이다. 소유하지 않고 필요한 만큼 빌려 쓰자는 데서 출발했다. 반대로 자신에게 필요 없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빌려 준다. 한정된 자원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어서 최근 경기 침체와 환경오염 등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는 사회 운동으로 확대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로런스 레식 미국 하버드대 법대 교수가 처음 공유경제(Sharing Economy)라는 표현을 썼다.

경영컨설팅업체 PWC에 따르면 공유경제 시장 규모는 2013년 150억 달러에서 2025년 3350억 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좋은 취지와 달리 기존 사업자와의 충돌로 시장 정착이 만만찮은 상황이다. 법규 미비로 불법과 합법 사이의 줄타기도 이어지고 있다.

2013년 8월 국내에 진출한 세계적인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인 ‘우버’는 서울시와 기존 택시사업자들의 거센 반발로 한때 서비스를 중단하기도 했다.
2015-11-2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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