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맞수 롯데-신세계 수도권 쟁탈전 ‘장군 멍군’

유통맞수 롯데-신세계 수도권 쟁탈전 ‘장군 멍군’

입력 2015-11-24 17:08
업데이트 2015-11-24 17:08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파주·의왕전서 각 ‘1승’…인천터미널 다툼 롯데 승

유통업계 라이벌인 롯데와 신세계가 수도권 점포 입지를 놓고 수년째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경기도 파주와 의왕에서 서로 1승씩을 나눠 가진 신세계와 롯데는 인천터미널 부지에서 다시 격돌했으나 롯데가 승리를 거머쥐었다.

신세계는 24일 신세계백화점 인천점 부지를 놓고 롯데와 인천시를 상대로 제기한 인천종합터미널 부지 소유권 이전 등기말소 소송 항소심에서 패소해 일단 신세계백화점 인천점 운영에 빨간 불이 켜졌다.

인천터미널 부지를 둘러싼 양측 법적 공방은 2013년 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인천시와 롯데는 신세계 인천점이 세든 건물을 포함한 인천터미널 부지를 총 9천억원에 일괄 매각하기로 계약했다. 영업 중이던 신세계 인천점의 소유권이 롯데로 넘어간 것이었다.

인천터미널 부지는 신세계가 1997년부터 백화점을 운영한 곳으로, 해당 점포는 신세계로선 강남과 센텀시티점에 이어 매출 3위의 핵심 점포여서 충격이 컸다.

당시 신세계는 2012년 1천450억원을 투자해 건물 1만7천㎡를 증축하고 자동차 866대를 수용하는 주차타워도 새로 짓는 등 재투자액도 컸기에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이 때문에 신세계는 롯데와 인천시의 계약에 반발하며 2013년 1월 매매계약 이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으나 기각됐다. 그 해 6월 제기한 소유권 이전 등기말소 소송도 1심과 2심에서 모두 패소했다.

재판부는 1심에서 해당 건물이 롯데에 넘어가도 신세계의 임차권에 당장 피해가 없고, 2017년 이후에도 신세계가 증축 건물에서 독자 영업을 하는 것이 불가능해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롯데 승소 판결을 내렸다.

신세계 인천점은 현재 소유권자인 롯데에 월 16억원의 임대료를 내고 있다.

신세계 인천점의 영업면적은 총 6만4천㎡(1만9천500평)로, 이중 4만7천㎡(1만4천500평)는 임차 계약기간이 2017년까지이고 증축 부분인 1만7천㎡(5천평)의 임차 계약기간은 2031년까지다.

롯데는 신세계 임차 계약 기간이 끝나는 2017년부터 해당 부지에 백화점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따라서 신세계가 2017년 기존 영업면적 임차 계약 종료 후 증축부분에 대해 영업을 이어간다면 롯데와 신세계가 ‘한지붕 두 가족’ 영업을 해야 한다.

신세계는 이날 2심 패소 후 고민에 빠졌다.

인천시가 롯데와 비밀준수협약을 맺고 인천터미널 부지를 사실상 롯데에 넘기는 특혜를 준 것으로 보고 소송을 진행해온 신세계는 상고심으로 갈지 그렇지 않고 2017년 이후 인천점 운영 방안을 재검토할지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감정싸움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이제 막 2심 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검토해서 대응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측의 부지 쟁탈전은 파주와 의왕에서도 벌어졌다.

이른바 ‘파주 사태’는 2009년 3월 롯데가 매입 협상을 벌이던 경기 파주시 탄현면 통일동산 내 부지를 신세계가 매입하면서 벌어졌다.

롯데쇼핑이 2008년 1월 아웃렛을 개점하려고 부동산 개발업체와 20년 장기 임차계약을 맺고 임차에서 매입으로 계약 변경 협상을 벌이는 과정에서 신세계가 부동산 개발업체와 전격적으로 매입 계약을 맺었다. 롯데로선 일격을 당한 셈이었다.

신세계는 2009년 3월 해당 부지에 신세계사이먼 아웃렛 파주점을 열었고, 롯데는 이곳에서 5㎞가량 떨어진 출판단지에 롯데 아웃렛 파주점을 개장해야 했다.

작년에도 경기 의왕시에서 충돌했다.

신세계가 2012년부터 추진해 온 백운지식문화밸리 내 복합쇼핑몰 부지를 롯데가 손에 넣었다. 신세계는 정용진 부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의왕시와 양해각서를 체결하며 공을 들였지만, 롯데의 공세에 결국 밀렸다.

업계 관계자는 “아웃렛 등 새로운 점포가 들어서기 좋은 수도권 지역은 교통이 좋고 지대가 싸야 하는데, 결국 선호하는 지역은 비슷할 수밖에 없다”며 “개발이 안 된 지역을 선점하려다 보니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가 이달 서울 면세점 사업권을 따냄으로써 롯데면세점 소공점과 맞붙는 ‘명동대전’이 불가피할 전망이어서 맞수의 기싸움은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