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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 신동주의 도박?…예상 깬 신격호의 법정 출석

자신감? 신동주의 도박?…예상 깬 신격호의 법정 출석

입력 2016-02-03 16:30
업데이트 2016-02-03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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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건강 양호 직접 입증”vs“직접조사 불가피, 전략적 선택”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3일 오후 자신의 성년후견인 지정 여부를 따지는 법정 심리에 예상을 깨고 직접 참석해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단 장남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측의 설명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은 ‘성년후견인 지정이 필요할만큼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지 않다’는 자신의 입장을 직접 진술하기 위해 법정행을 결심했다.

정혜원 SDJ코퍼레이션(회장 신동주) 상무는 “신격호 총괄회장이 (성년후견인 신청 관련) 변호사의 설명을 듣고 법원에 출석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과 경영권 다툼 중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측은 물론, SDJ측조차 지난주말까지만해도 “신격호 총괄회장이 첫 심리에 불참할 가능성이 크고 법무법인 양헌 등의 법정대리인을 내보낼 것”이라고 말해왔기 때문에, 이같은 신 총괄회장의 행보는 말그대로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SDJ측 설명처럼 이날 출석이 전적으로 신 총괄회장의 의지에 따른 것일 수도 있지만 현재 신격호 총괄회장을 보필하는 신동주 전 부회장과 SDJ측 변호사들이 ‘전략적’으로 신 총괄회장에게 법정 출석을 설득했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신격호 총괄회장이 이날 첫 심리에 법정대리인만 보내 자신의 정신건강 상태를 간접적으로 진술한다해도, 어차피 법원이 최종적으로 신격호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인이 필요한지 여부를 판단하려면 어떤 형태로든 신 총괄회장 본인의 건강상태에 대한 직접 조사가 불가피하다.

서울가정법원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직계가족이 성년후견인 지정을 하는 데 있어 의견을 개진하게 돼 있지만 반대를 하더라도 그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라며 “본인의 상태가 제일 중요하며, 그가 성년후견을 받을 필요가 있는 상태여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한, 두 차례 법정 출석을 피해도 언젠가는 장소에 관계없이 법원이 지정한 의료인 등 전문가로부터 정신건강 이상 여부를 점검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인만큼 아예 첫 심리에 제 발로 걸어나가는 게 ‘정신·신체적 자신감’을 과시하는 측면에서라도 판사들에게 더 긍정적 인상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신격호 총괄회장이 정신 건강에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다면 이번 법원 출석은 신동주 전 부회장에 ‘득’이 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분석이다.

몇 가지 단순한 질문에는 ‘연습’ 등을 통해 답변이 가능할지 모르지만, 법원의 질문이 거듭될 수록 정신건강 문제가 드러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성년후견인 지정을 신청한 신격호 총괄회장의 넷째 여동생(10남매 중 8번째) 신정숙(78)씨와 법정대리인은 이날 법정에서 “지난해 7월 이후 6개월여동안 이어진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언론 등에 보도되거나 직접 노출된 신격호 총괄회장의 언행이 평소 알던 오빠의 모습과 다르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가장 가까운 형제뿐 아니라, 롯데그룹 내부에서도 이미 오래전부터 신 총괄회장의 정신 건강 상태가 ‘일관적 판단’을 기대하기 힘든 수준임을 뒷받침하는 여러 종류의 증언들도 흘러나오고 있다.

한 임원은 “8~9년전부터 총괄회장이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조는 일이 잦아졌고, 5~6년전 부터는 보고 내용을 잘 이해하지 못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임원은 “총괄회장이 1시간 보고 내내 20~30번 같은 질문을 해서 20~30번 같은 대답을 한 적도 있다”고 전했다. 몇년전부터 치매 관련 약을 처방받아 복용했다는 얘기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정확한 상태를 알 수는 없지만, 여러 정황과 언론 보도 등으로 미뤄 깔끔하게 정상적 판단이 가능하다고 보기 어려운만큼 신 총괄회장이 직접 자신의 건강상태를 진술하는 전략은 효과도 큰 만큼 위험도 큰, 신동주측 입장에서는 일종의 ‘도박’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해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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