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8개월째 동결
침체 우려에 中企에 대출 확대금통위, 시장에 첫 ‘선제적 안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김명국 전문기자 daunso@seoul.co.kr
김명국 전문기자 daunso@seoul.co.kr
이주열 한은 총재는 16일 기준금리를 동결한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금통위원들은 국내 경기 회복세가 주춤한 것에 대해 금융중개지원대출을 확충해 총 9조원의 자금을 추가 지원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9조원은 신규 증액 5조원과 기존 한도 여유분 4조원을 활용해 만들어지고 수출과 설비투자를 진흥하는 데 활용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지원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덧붙였다. 금통위의 의결사항에 대해 의결 이전에 한은 총재가 밝히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또 시중에 유동성은 풍부하지만 중소기업 등 취약계층의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판단, 자금을 직접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금융중개지원대출은 한은이 연 0.5~0.75%의 낮은 금리로 은행들에 돈을 빌려줘 은행들의 중소기업, 기술형 창업 지원 등을 돕는 제도다. 앞서 지난해 3월 말 금통위는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를 15조원에서 20조원으로 증액하는 안을 의결했다. 이번 증액과 지원대상별 한도 조정은 조만간 금통위의 의결을 거쳐 발표된다. 지난 1월 말 현재 금융중개지원대출은 15조 4404억원이다.
이날 기준금리 결정에 반대한 금통위원의 이름도 바로 공개됐다. 하성근 금통위원은 금리를 0.25% 포인트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장을 중시하는 ‘비둘기파’인 하 위원은 2012년 5월부터 이날까지 금리를 동결한 39번의 금통위 결정에 대해 인하가 필요하다는 소수 의견을 7번 냈다. 하 위원을 포함해 정해방·정순원·문우식 위원은 오는 3월과 4월 두 번의 금통위 참석으로 임기가 끝난다.
소수 의견이 나왔고 국내 경기가 나빠질 거라는 우려감이 커지면서 향후 기준금리 인하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허진욱 삼성증권 거시경제팀장은 “금리 동결의 주된 이유가 대외여건 및 국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었다”면서 “한은도 경기하강(하락) 심화 가능성을 더욱 우려하고 있기 때문에 올 상반기 중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이 총재는 “기준금리 추가 인하 여력이 있다는 평가에는 동의하지만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이 증폭되고 있어 기준 금리 조정에 신중해야 한다”며 인하 기대감에 선을 그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2016-02-17 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