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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무역 트리오’ 발탁한 美…“통상압력 거세진다”

‘보호무역 트리오’ 발탁한 美…“통상압력 거세진다”

입력 2017-01-06 09:21
업데이트 2017-01-06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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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차기 행정부가 무역정책을 이끌 수장 3명 모두를 강경 보호무역주의자로 채움에 따라 우리나라를 향한 미국의 통상 압박 수위가 더욱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3일(현지시간) 로버트 라이시저 전 미국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를 USTR 대표로 내정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앞서 백악관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과 상무부(DOC) 장관에 피터 나바로와 윌버 로스를 낙점했다.

이로써 트럼프의 통상정책을 이끌 ‘트리오’가 모두 갖춰진 셈이다.

USTR은 미국 통상교섭 등을 담당하는 대통령 직속기구다.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등을 총괄하고 무역정책을 집행한다.

상무부는 미국 내 상공업을 관장하며 반덤핑 판정 등도 담당한다. NTC는 트럼프 당선인이 백악관 내에 신설한 기구로 무역정책 자문기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세 명 모두 깐깐한 보호무역주의자라는 점이다.

금융권 출신으로 억만장자인 로스는 투자은행 로스차일드 회장을 역임했다.

우리나라가 1997년 외환위기에 빠졌을 때에는 국제 채권단과의 협상 중재역을 맡고, 한라그룹 등 주요 기업 구조조정 작업에도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바로는 어바인 캘리포니아대 교수다. 중국의 부상이 미국에 부정적이라는 시각을 담은 책들을 저술한 경제학자다.

두 사람은 트럼프 대선캠프 정책 보고서를 함께 작성하면서 미국 경제성장률이 낮은 이유로 무역수지 적자, 불공정무역 관행 등을 지목했다.

특히 한미 FTA에 대해서는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추진한 실패한 협정’이라고 강조할 정도로 자유무역에 거부감이 많다.

라이시저도 만만찮은 인물이다.

그는 미 최대 로펌 가운데 하나인 스캐든에서 파트너 변호사로 재직 중인 통상법 전문가다.

스캐든에서 중국을 상대로 철강 분야 반덤핑 제소를 담당하는 등 역시 보호무역주의자로 분류된다. 2000년대 중반 미국 철강업계가 한국 기업과 반덤핑관세 분쟁을 벌였을 때 미국 측 변호를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USTR에서 근무할 때는 일본 시장이 폐쇄적이라고 비판하고 일본산 반도체, 자동차 등의 수입규제 협상을 맡았다.

무역협회 워싱턴지부는 “라이시저는 로스나 나바로같은 대중(對中) 강경파는 아니지만 이들과 같이 보호무역주의 입장을 고수하는 인물”이라며 “과거 공청회에서 중국을 상대로 현재보다 더 공격적인 통상정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진술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트리오는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면 본격적으로 보호무역 방아쇠를 당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과정에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즉각 탈퇴하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을 재협상하겠다는 약속을 수차례 했다.

중국 상품에는 4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약했다.

케빈 라이 다이와캐피털마켓 수석 아시아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만약 트럼프가 실제로 이 공약을 실행하면 중국의 대(對) 미국 수출과 국내총생산(GDP)은 각각 87%, 4.8% 감소할 것으로 분석된다.

당장 미국의 무역전쟁 전선은 중국과 멕시코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한국도 덩달아 유탄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미국이 전반적으로 무역장벽을 높이면 한국의 수출에도 직접 영향이 미칠 수 있어서다.

특히 미국의 무역장벽을 피해 값싼 중국산 제품이 우리나라로 밀려들게 되면 최근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는 국내 수출산업은 더욱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최근 몇 년 우리나라 철강업계는 저가의 중국산 철근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큰 어려움을 겪었다.

제현정 한국무역협회 통상연구실 연구위원은 “미국과 중국 간에 심각한 통상마찰이 빚어지면 우리나라 수출과 산업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수밖에 없다”며 “우리나라에 대한 직접적인 통상압력도 거세질 수 있기 때문에 NTC, 상무부, USTR이 어떻게 역할 분담을 해 무역정책을 펼쳐갈지 주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나프타 재협상에 이어 한·미 FTA 재협상 카드도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을 수 있다.

원점 재협상이나 폐기는 사실상 쉽지 않지만 현재 협정을 미국 측에 유리하게 수정하려고 시도할 가능성은 크다.

제 연구위원은 “미국이 재협상을 한다면 우선 나프타부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이 나프타 관련 협상을 벌이는 과정을 참고하면 우리 측 대응 방안을 마련할 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우리 정부도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정책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고위 관계자는 “미국이 한미 FTA에 대해 재협상을 요구할지 여부에 대해 예단할 필요는 없다”면서 “다만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시나리오별로 대응 방안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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