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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과실 어디갔나…국민소득 가계몫 줄고 기업비중 커졌다

성장과실 어디갔나…국민소득 가계몫 줄고 기업비중 커졌다

입력 2017-02-07 09:16
업데이트 2017-02-07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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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가계 분배 비중 62%로 외환위기 때보다 10%p 낮아전문가들 “기업소득→국내투자→가계소득 ‘선순환’ 안 돼”

“중기적으로 소득으로 연결되지 않는 금융부채 증가는 금융안정에 잠정적인 리스크(위험)입니다.”
이일형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지난 1일 출입기자단과 오찬간담회에서 가계소득에 대한 우려를 담아 내놓은 말이다.

최근 소비 위축 등에 대한 해법으로 가계소득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부쩍 늘었다.

정치인들도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로 빨라질 수 있는 대통령 선거를 의식해 가계소득 증대 방안을 앞다퉈 제시하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이 한 해 벌어들이는 소득에서 가계에 분배되는 비중은 추세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7일 한국은행 국민계정 통계를 보면 2015년 국민총소득(GNI) 1천565조8천155억원 가운데 가계 및 가계에 봉사하는 비영리단체(이하 가계)의 소득은 970조3천642억원으로 62.0%를 차지했다.

GNI 대비 가계소득 비중은 2014년 62.1%에서 0.1% 포인트(p) 떨어졌다.

이 비율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 62.9%에서 2009년 62.4%로 떨어진 이후 7년째 60∼62%에 갇혀 있다.

과거에는 가계로 돌아가는 소득 비중이 이보다 훨씬 높았다.

1990년대에는 70∼71%로 해마다 조금씩 등락을 거듭했고 외환위기 때인 1998년에는 72.8%를 기록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60%대 중반으로 떨어졌고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60%대 초반에서 ‘턱걸이’를 하는 상황이 됐다.

반면 기업소득 비중은 장기적으로 상승세다.

외환위기 때인 1998년에는 13.9%에 그쳤지만 2002년 21.1%로 처음 20%대로 올라섰고 금융위기 이후인 2011∼2012년에는 각각 25.8%까지 상승했다.

2015년에는 24.6%로 전년보다 0.2%p 낮아졌지만 20년 전보다 10%p 가깝게 높은 수준이다.

세금을 통한 정부소득의 경우 별로 차이가 없다.

GNI에서 정부소득 비중은 1998년 당시 13.3%였고 이후 13∼14%대를 계속 오갔다. 2015년에는 13.4%를 기록했다.

GNI에서 가계 비중이 작아지고 기업이 커진 것은 기업들의 국내 투자가 줄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경제원로인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해 ‘한국경제 위기와 구조개혁’이라는 논문에서 “한국에서 소득분배의 순환경로가 막혀 분배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과거에는 기업소득이 국내투자로 연결돼 고용과 가계소득 증대로 선순환됐지만, 지금은 대기업이 국내투자를 기피하고 해외에 투자하거나 사내유보로 쌓기 때문에 가계로의 소득순환이 제대로 안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들은 경기 부진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등으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대규모 현금성 자산을 쌓아두고 있는 상황이다.

한은에 따르면 작년 11월 말 현재 기업이 보유한 시중통화량(M2)은 639조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가계소득 늘리기’는 정부, 대기업 등이 힘을 모아야 하는 쉽지 않은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기업들이 사내유보금으로 일자리를 늘리고 근로자 임금을 올려주거나 정부가 세금을 감면하는 방법, 세금을 통한 기본소득 지급 등 다양한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는 “동반성장 차원에서 어떤 합의를 통해 비정규직과 중소기업 근로자의 소득을 올려주는 방법이 실행된다면 괜찮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투자할 곳을 못 찾는 기업에서 근로자로 소득 재분배가 이뤄지면 전체적으로 총수요가 늘어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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