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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대출 조이자 제2금융권 ‘풍선효과’ 컸다

은행권 대출 조이자 제2금융권 ‘풍선효과’ 컸다

김경두 기자
김경두 기자
입력 2017-02-21 22:42
업데이트 2017-02-21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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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가계빚 증가 사상 최대 왜

대출 규제 앞두고 先수요도 발생
신협 등 전년동기比 40.6%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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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제2금융권 가계대출 간담회에서 정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가계부채가 사상 최대치로 치솟자 금융당국은 최근 상대적으로 대출 규모가 폭증한 새마을금고와 보험사 등에 대해 집중 점검에 나선다. 연합뉴스
2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제2금융권 가계대출 간담회에서 정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가계부채가 사상 최대치로 치솟자 금융당국은 최근 상대적으로 대출 규모가 폭증한 새마을금고와 보험사 등에 대해 집중 점검에 나선다.
연합뉴스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책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가계빚이 역대 최대인 141조원가량 증가한 데에는 풍선 효과와 ‘선(先)수요’ 발생, 소비 진작책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렸던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저신용·저소득층의 대출 수요가 시중은행에서 제2금융권으로 대거 몰려간 풍선 효과와 대출 규제를 앞두고 대출을 미리 받으려는 선수요 영향이 꼽힌다. 지난해 예금은행(시중은행)의 대출 증가액은 53조 7000억원으로 전년(44조 1000억원) 대비 21.8% 증가했다. 특히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도입에 따른 대출 규제가 본격화된 지난해 4분기에는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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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지난해 4분기 상호저축은행과 신용협동조합, 상호금융, 새마을금고 등 비(非)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13조 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9조 6000억원) 대비 40.6% 증가했다. 연간 가계대출 잔액은 291조 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2조 6000억원 늘었다. 연간 증가액으로 사상 최대치다. 이상용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으로 은행들이 리스크(위험) 관리를 강화하다 보니 비은행권 가계대출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보험사와 카드사, 할부사 등 ‘기타금융기관’의 가계대출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에만 15조 9000억원 늘어 전 분기(8조 7000억원)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보험사 가계대출 증가액은 지난해 3분기 1조 9000억원에서 4분기 4조 6000억원으로 2.4배 증가했다. 카드사와 할부사 등 여신금융기관의 4분기 대출액도 2조 4000억원으로 전분기(1조 2000억원)보다 두 배 늘었다. 2금융권이 다음달 13일 상호금융권의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도입을 앞두고 적극적으로 대출 영업에 나선 게 가계대출 증가세에 영향을 줬던 것으로 보인다. 2금융권이 대출 선수요를 영업에 적극 활용한 셈이다.

정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제2금융권 가계대출 간담회’에서 “2금융권의 지나친 가계대출 확장은 은행권에서 비은행권으로 리스크가 전이되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며 “‘카드 사태’ 등 그간의 경험으로 미뤄볼 때 2금융권은 이제 외연 확장보다 리스크 관리에 힘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소비 진작책도 가계빚을 늘리는 데 영향을 줬다. 결제 전 카드 사용액을 의미하는 ‘판매신용액’이 4분기에만 4조 8000억원 늘었다. 이는 지난 1년 새 늘어난 판매신용액(7조 6000억원)의 63%나 된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2017-02-22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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