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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에서 옷장으로… 테니스룩 패션 ‘열풍’

코트에서 옷장으로… 테니스룩 패션 ‘열풍’

김희리 기자
김희리 기자
입력 2017-04-02 17:54
업데이트 2017-04-03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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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화·의류 등 신제품 ‘봇물’

올 상반기 국내 패션 업계에 ‘테니스’ 열풍이 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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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바이질스튜어트
질바이질스튜어트
라코스테(피케셔츠를 최초 개발한 프랑스의 테니스 선수), 프레드 페리(테니스 역사상 최초의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영국 테니스 선수) 등 유명 선수들의 이름을 딴 브랜드들이 수년째 시장에서 명성을 이어 가고 있을 뿐 아니라 운동화에 이어 티셔츠, 치마에 이르기까지 테니스 코트 위의 아이템이 속속 옷장으로 옮겨 오는 추세다. 장기 불황으로 인한 복고 열풍과 활용도 높은 스포츠 패션에 대한 선호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패션·스포츠 브랜드들은 연달아 관련 상품을 내놓고 있다. 특히 ‘전통 있는 스포츠’라는 테니스 특성과 맞물려 오랜 역사를 가진 브랜드들이 자사의 과거 제품을 현대에 맞게 재해석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테니스룩’ 열기가 가장 뜨거운 분야는 신발이다. 1970년대 말 테니스 코트에서 신기 위해 만들어진 이후 1980~1990년대 패션 아이템으로 재해석돼 큰 인기를 끌었던 ‘코트화’가 다시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휠라 코트디럭스
휠라 코트디럭스
지난해 10월 휠라에서 출시된 코트화 ‘코트 디럭스’는 출시 5개월 만에 판매량 15만족을 돌파하며 ‘히트 아이템’으로 급부상했다. 휠라의 상징적인 색상인 흰색과 남색 등을 활용해 1990년대 복고 디자인을 재현해 내 특히 10~20대 젊은층으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는 게 휠라 관계자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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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발란스 CRT300VW
뉴발란스 CRT300VW
뉴발란스가 1979년에 내놨던 코트화 ‘CRT300’을 재해석해 최근 새롭게 출시한 ‘CRT300VW’도 지난해 하반기에만 10만족 이상 판매됐다. CRT300VW는 원형을 그대로 본뜬 디자인에 ‘메쉬’ 등 초경량 소재를 사용해 신발을 신었을 때 가볍고 편안한 느낌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리복이 자사의 1985년 모델 ‘클럽C’를 재해석해 지난 1월 내놓은 ‘클럽C85’도 출시 한 달 만에 판매량 6만족을 기록해 올해 상반기 안에 20만족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 같은 인기에 의류 브랜드 질바이질스튜어트도 올 상반기부터 신발 라인을 새롭게 선보이고, 운동화 밑창 바깥쪽을 두껍게 디자인한 테니스 스니커즈를 주력 상품으로 내놨다.

윤영후 롯데백화점 스포츠 바이어는 “코트화는 단순한 디자인과 가벼운 착용감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게 신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청바지 등 캐주얼 의상과도 손쉽게 어울리는 장점이 있다”며 “꾸준히 지속되는 복고 열풍에 따라 코트화의 인기도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코트화 열풍이 주도한 테니스룩 트렌드는 의류 시장으로까지 확대되는 추세다. 휠라는 코트 디럭스의 선전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테니스 컬렉션’ 의류를 새로 내놓는다고 밝혔다. 기능성을 높여 실제 운동 경기에서 입는 ‘퍼포먼스 라인’과 디자인적 요소를 강조해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화이트 라인’으로 구성됐다. 휠라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테니스 관련 상품을 확대해 1970년대 스웨덴의 테니스 스타 비외른 보리에게 의류를 후원하며 시작된 휠라의 테니스 대표 브랜드의 정체성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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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스
헤지스
캐주얼 브랜드 헤지스도 지난해 상반기 처음 선보인 ‘윔블던 라인’ 대부분의 제품 판매율이 90%에 육박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피케셔츠, 테니스 스커트 등 테니스 의류에서 모티브를 얻은 상품에 테니스 공과 라켓, 트로피를 활용한 패턴으로 포인트를 줬다. 앞서 헤지스는 지난해 국내 최초로 영국 윔블던 챔피언십과 공식적인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하고, 2018년까지 3년 동안 국내에서 ‘윔블던’이라는 대회 명칭과 관련 로고 등에 대한 독점 사용권을 획득한 바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테니스대회인 윔블던 챔피언십은 프랑스오픈, 호주오픈, US오픈과 함께 4대 테니스 메이저 대회로 꼽힌다.

캐주얼 브랜드 헤드도 테니스를 모티브로 한 상품군을 선보인다. 이를 통해 테니스 라켓에서 출발한 헤드의 브랜드 기원을 재조명한다는 목표다. 특히 주력 상품인 피케셔츠를 1980년대 감성을 담은 ‘테네즈’, 전문가용 ‘엘리트’, 일상용 ‘쿨티게’로 세분화해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케이스위스도 지난해 11월 올해 상반기 주력 제품 라인업을 발표하고 “향후 테니스를 활용해 브랜드 인지도를 제고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업계에서는 과거에 대한 향수와 세련된 분위기, 편하게 활용할 수 있는 스포츠 패션의 장점까지 3박자를 두루 갖췄다는 점을 테니스룩의 인기 요인으로 꼽는다. 헤지스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불황이 이어질수록 과거 호황을 누렸던 시절에 대한 동경이 패션에도 이어져 복고 열풍이 일곤 한다”며 “여기에 ‘귀족 스포츠’로 오랜 시간 사랑받아 온 테니스는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더할 수 있어 특히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2017-04-03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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