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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수주 따냈지만…‘속전속결’ 은행보증에 변화기류

대우조선 수주 따냈지만…‘속전속결’ 은행보증에 변화기류

입력 2017-04-05 09:19
업데이트 2017-04-05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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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LCC RG 발급, 사채권자 집회 후 산은-시중은행 논의할 듯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이 최근 초대형유조선(VLCC) 수주에 성공했으나, 은행보증(RG·선수금 환급보증)을 받는 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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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거제시 아주동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서문으로 직원들이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남 거제시 아주동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서문으로 직원들이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5일 채권단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이 4일 그리스 선사로부터 2억5천만 달러(2천800억원)에 수주한 VLCC 3척의 RG 발급은 당초 산업은행이 맡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지만, 예상과 달리 발급 기관이 정해지는데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 관계자는 “이번 VLCC 수주의 RG는 발급 기관이 미정인 상태로 바로 결정이 안 될 것 같다”며 “RG 발급을 누가 할지는 17~18일 사채권자 집회를 넘긴 뒤 국책은행과 시중은행들 간에 정리를 해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RG는 조선사가 주문받은 배를 넘기지 못할 때를 대비해 은행들이 수수료를 받고 발주처에 선수금을 대신 물어주겠다고 보증하는 것이다. RG 발급이 돼야 수주가 성사되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RG 발급을 ‘수주의 최종 단계’로 꼽는다.

조선 업황이 나빠진 작년부터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은 대형 조선사임에도 RG 발급이 안 돼 한 달 가까이 마음 졸이는 일이 잦았다.

반면 대우조선은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무역보험공사 등 세 곳이 번갈아가며 RG 발급을 도맡았기 때문에 수주 직후 RG 문제가 해결되곤 했다.

그런데 정부가 추가 지원을 결정하면서 전제 조건으로 ‘자율적인 채무재조정’을 내걸었고 프리패키지드플랜(P-플랜) 돌입 여부가 결정되는 17~18일 사채권자 집회를 기점으로 대우조선의 운명이 바뀔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러다보니 속전속결로 RG 발급이 이뤄지던 기류가 이제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정부는 추가 신규 자금 지원 결정을 발표하면서 시중은행들이 대우조선이 배를 새로 수주할 때 필요한 RG도 산은·수은·무역보험공사 등과 적정 비율로 분담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채권자 채무 재조정이 마무리되는 18일 이후부터는 시중은행들이 대우조선이 신규 수주하는 선박에 대해 국책은행보다 먼저 RG를 발급, 5억달러를 채워주도록 한 것이다.

2015년 10월 대우조선에 대한 1차 신규 자금 지원 때는 국책은행이 먼저 RG를 발급해주기로 했는데, 이번에 순서를 바꾼 것이다.

이와 관련, 애매한 시기에 수주가 이뤄지는 바람에 이번 VLCC 신규 수주의 RG 발급을 놓고 국책은행과 시중은행의 ‘기싸움’이 벌어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국책은행과 시중은행 중 누가 RG 발급을 할지, 시중은행이 RG 발급을 맡는다면 어떤 은행이 가장 먼저 발급할지 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대우조선의 최대주주이자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4조원 수준의 RG를, 최다 여신은행인 수출입은행은 8조원 이상의 RG를 갖고 있다. 따라서 두 곳 모두 추가 RG 발급에 부담을 느끼는 기류가 있다.

시중은행의 경우는 2월말 기준으로 NH농협은행이 약 9천억원으로 가장 많고 국민은행(3천700억원), 신한은행(2천억원), KEB 하나은행(1천100억원) 순이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들이 대우조선 RG 발급에 대한 부담이 있는 만큼 앞으로는 신규 수주를 해오더라도 RG 발급에 이전보다 시일이 걸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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