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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레이팅 통신비 인하 대안될까…소비자 데이터 부담 낮춰

제로레이팅 통신비 인하 대안될까…소비자 데이터 부담 낮춰

입력 2017-07-07 09:34
업데이트 2017-07-07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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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콘텐츠 데이터비용 면제…모바일 광고 시청비용 9만원 절감 가능”“중소업체에 불리해 망중립성 위배소지…가이드라인 시급”

정부의 통신비 인하 움직임과 맞물려 특정 콘텐츠의 데이터 비용을 할인하거나 면제해주는 ‘제로 레이팅(Zero Rating)’이 주목받고 있다.

날로 늘어나는 데이터 부담을 고려하면 소비자와 사업자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전략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하지만 데이터 전송 차별을 금지한 망 중립성을 위배할 소지가 있고,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 사업자에게는 불리해 경쟁을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7일 관련 업계와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LTE 스마트폰 사용자의 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6.53GB를 기록했다.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가 아닌 일반 요금제가 제공하는 최대 데이터 6.5GBGB를 넘어선 수치다. 일반 요금제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데이터 소비량이 늘어난 셈이다.

날로 늘어나는 데이터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정부는 2만원대 보편 요금제 도입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이동통신업계는 한발 앞서 제로 레이팅 서비스로 눈을 돌리고 있다.

제로 레이팅이란 말 그대로 인터넷 사업자가 특정 서비스의 트래픽(통신량) 요금을 무료로 하거나 싸게 깎아주는 것이다. 데이터비용은 인터넷 사업자와 서비스 제공업체가 분담하는 방식이 대부분이다.

SK텔레콤이 지난 3월부터 인기 게임 ‘포켓몬고’ 개발사 나이앤틱과 진행 중인 포켓몬고 데이터 무료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제로 레이팅을 적용하면 한 달 평균 250MB를 포켓몬고에 쓰는 이용자는 데이터 요금 약 5천600원을 줄일 수 있다.

SK텔레콤은 이용자들의 호응에 힘입어 최근 포켓몬고 데이터 무료 기간을 9월까지 3개월 더 연장하기로 했다.

국내에서는 외부 업체보다는 계열사 서비스의 데이터비용을 면제하는 방식이 더 일반적이다.

SK텔레콤은 자회사인 인터넷 쇼핑몰 11번가의 데이터 이용료를 면제하고 있고, KT도 지난 3월부터 자사 고객에게 모바일 내비게이션 ‘KT 내비’ 데이터를 무료로 제공 중이다.

그동안 제로 레이팅은 기업의 고객 확대 차원에서 논의됐지만, 통신비 인하 이슈가 불거지면서 국민 부담 경감 방안의 하나로 떠올랐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윤상필 대외협력시장은 지난 5일 국회 ICT 법제도 개선 토론회에서 “제로 레이팅은 모바일 광고 시청으로 인한 이용자의 데이터 비용 부담을 해결할 방안”이라며 “제로 레이팅이 제도화된다면 이용자가 연간 지불하는 광고 데이터 비용 9만원의 절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망 중립성(net neutrality)’을 위배할 소지가 있다는 점은 제로 레이팅의 발목을 잡는다.

한국을 포함해 주요 국가들은 경쟁의 공정성 확보 차원에서 망 중립성을 견지한다.

망 중립성은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ISP)가 인터넷으로 전송되는 데이터 트래픽을 동등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원칙을 뜻한다. 망 중립성 원칙에 따르면 인터넷 사업자는 돈을 더 지불하는 특정 영상이나 서비스에 우선 접속 혜택을 줘서는 안 된다.

통신업계는 논란을 막기 위해 망 중립성을 위배하지 않는 범위에서 제로 레이팅의 가이드라인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미래부 역시 제로 레이팅의 규제 근거를 담은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로 레이팅은 비용 분담이 어려운 중소 콘텐츠 업체에는 시장 진입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금력과 인지도가 있는 대형 콘텐츠 업체와 통신사가 손을 잡고, 제로 레이팅을 통해 시장 영향력을 더욱 확대하려 할 것”이라며 “제로 레이팅 활성화와 함께 중소업체의 경쟁력을 확보할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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