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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물가 비상] 소득까지 줄어…더도 덜도 말라던 한가위 경기 어쩌나

[추석물가 비상] 소득까지 줄어…더도 덜도 말라던 한가위 경기 어쩌나

입력 2017-09-03 10:47
업데이트 2017-09-03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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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여건 불안에 소비자심리 뒷걸음…대형백화점 부진, 외환위기 수준

먹거리 가격은 계속 오르는데 실질 소득은 줄어들고 있고 북한의 도발, 중국과의 관계 악화 등 대외여건도 좋지 않아 추석 경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새 정부가 출범한 지 4개월 가까이 지났지만, 경기침체 장기화로 경색된 소비심리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반도체 수출 호황 등으로 일부 거시경제 지표가 괜찮은 것처럼 보이지만 호조세가 일부 업종에 국한돼 혜택이 고루 퍼지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북핵 리스크, 부동산 시장 급랭, 먹거리 사고 등이 겹치면서 소비심리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8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9.9로 7월보다 1.3포인트 떨어졌다.

소비자심리지수가 뒷걸음질하기는 7개월 만이다.

소비심리는 올해 상반기 꾸준히 개선됐지만, 실제 소비 확산으로 충분히 이어지지 못한 채 흔들리고 있다.

한국은행은 북핵 문제가 소비자심리 하락의 요인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을 둘러싸고 미국과 북한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북핵 리스크가 어느 때보다 큰 변수로 부상했다는 것이다.

소비심리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지표인 실질 국민총소득(GNI)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올 2분기(4∼6월) 실질 국민총생산(GDP)은 1분기와 비교해 0.6% 성장했지만, 실질 GNI는 0.6% 감소했다고 밝혔다.

경제 규모는 커졌지만 국민이 손에 쥔 소득은 줄었다는 의미다.

GNI는 한 국가의 국민이 일정 기간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임금, 이자, 배당 등의 소득을 합친 것이다.

GNI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3분기 이후 처음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전국가구 기준 가계소득(2인 이상·명목)은 434만6천원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0.9% 증가했다.

가계소득은 2015년 2분기 2.9% 증가한 이후 8분기 연속 0%대 증가율에 머물고 있다.

물가지수를 감안한 실질소득은 1.0% 줄어들면서 7분기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이 같은 소득 감소는 소비심리 경색과 유통업계 실적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1∼8월에 작년 동기 대비 매출 신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달이 여섯 달이나 됐다.

1월과 3월에만 반짝 플러스(+)로 돌아섰을 뿐 2월과 4∼8월이 모두 마이너스 신장세를 기록했다.

백화점 업계 1위인 롯데백화점이 이처럼 심각한 매출 부진에 시달린 것은 20년 전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

현대백화점도 사정은 비슷해 지난 8개월 중 플러스 성장을 기록한 달이 1월과 3월, 6월 등 석 달에 불과했고, 나머지 다섯 달은 마이너스였다.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최근 이러한 상황이 반영된 ‘어닝쇼크’ 수준의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등을 운영하는 롯데쇼핑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보다 49%나 급감한 873억원이었고, 현대백화점도 2분기 영업이익이 691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11%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마트는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4개월 연속 매출 신장률이 플러스를 기록했지만, 8월 들어 매출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8월(1∼30일)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2.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하반기에도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등 일부 업종의 호황으로 경제가 나아진 것처럼 보이지만 대다수 국민은 경기호전을 체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북핵 리스크와 식품 사고, 사드 보복 등이 겹치면서 소비심리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김영란법(청탁금지법)이라도 추석 전에 개정되면 경기가 어느 정도 살아날 것으로 기대했으나 이마저도 물 건너간 것 같다”며 “추석 경기도 크게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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