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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올 경기 부진 완화 가능성”… 세계은행 “세계 성장률 하향”

KDI “올 경기 부진 완화 가능성”… 세계은행 “세계 성장률 하향”

하종훈 기자
하종훈 기자
입력 2020-01-09 17:50
업데이트 2020-01-10 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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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진’ 평가 벗어나 10개월 만에 긍정 진단…‘경기 바닥’ 시사 불구 韓경제 먹구름 여전

작년 11월 소매·서비스 생산 증가 폭 확대
투자는 -2.3% 제조업도 -0.3% 부진 지속
세계은행, 세계 성장률 전망 0.2%P 하향
동아시아·태평양 0.2%P 낮춘 5.7%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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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해 “경기 부진이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4월부터 유지했던 ‘경기 부진’ 평가에서 벗어나 10개월 만에 긍정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사실상 경기가 바닥을 쳤음을 내비친 것이다. 하지만 세계은행(WB)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기존 전망치(2.7%)보다 0.2% 포인트 낮은 2.5%로 전망해 한국 경제를 둘러싼 먹구름이 여전히 걷히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KDI는 9일 발표한 ‘KDI 경제동향’ 1월호에서 “일부 지표가 경기 부진이 완화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아직 우리 경제는 낮은 성장세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KDI는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보다 높은 2.3%로 발표한 바 있다.

KDI는 지난해 11월 소매판매와 서비스 생산 증가폭이 확대되고 일부 경기 선행지표가 개선되는 점을 부진 완화를 가리키는 지표로 들었다. 11월 소매판매액이 전년 동월 대비 3.7% 증가해 10월(2.0%)보다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고, 서비스업 생산 증가율도 전월(0.8%)보다 높은 2.5%였다. 특히 선행지표인 국내 기계 수주는 지난해 11월 기준 전년 동월 대비 23.6% 올라 전월(2.4%)에 비해 증가폭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12월 자본재 수입액도 11월(-7.5%) 감소세에서 2.5% 증가로 전환했다. 지난해 12월 수출은 -5.2%로 나타났지만 반도체와 대(對)중국 수출 감소세가 둔화되며 전월(-14.4%)보다는 완화됐다.

반면 투자와 제조업 부진은 지속됐다. 11월 설비투자는 10월(-3.6%)보다 개선된 0.0%를 기록했지만, 변동성이 높은 선박과 항공기 투자 등을 제외하면 -2.3%로 부진했다. 제조업 경기를 보여 주는 11월 광공업 생산은 자동차(-11.2%)와 전자부품(-15.6%)의 감소폭이 커지면서 두 달 연속 마이너스 증가율(-0.3%)을 보였다. 김성태 KDI 경제전망실장은 “미국과 이란의 충돌 위기도 완화되는 등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도 낮아지고 있다”면서 “지난해 4분기나 올 1분기에 국내 경기가 바닥을 찍을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세계은행은 이날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6월 발표(2.7%) 때보다 0.2% 포인트 낮춘 2.5%로 제시했다. 부진한 글로벌 무역·투자 성과를 반영한 결과다. 세계은행은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하지 않았지만 동아시아·태평양 지역 성장률을 지난해보다 0.2% 포인트 낮춘 5.7%로 전망했다. 중국은 6%를 넘지 못한 5.9%로 예상했다. 이는 미중 무역분쟁과 한일 무역긴장이 여전하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특히 정부가 올해 경기 반등을 꾀하겠다고 한 주요 근거가 세계경제 회복이기 때문에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로서는 긍정 요소가 아니다. 이번 세계은행 전망치는 미국·이란 분쟁 상황이 반영되지 않은 것이라 향후 전개에 따라 더 떨어질 수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난해 상황이 워낙 안 좋아 기저효과로 우리 경제 일부 지표가 개선될 수는 있어도 투자와 제조업 부진이 계속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반등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세계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이라 안심하긴 이르다”고 말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2020-01-1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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