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文정부 공기업 사장 첫 해임…“코레일에 나희승 해임 통보” 감사 전문 보니

尹, 文정부 공기업 사장 첫 해임…“코레일에 나희승 해임 통보” 감사 전문 보니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23-03-04 09:36
업데이트 2023-03-04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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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나희승 코레일 사장 해임 최종 확정 발표

尹 재가…“사고 관리 노력 현저히 부족”
오봉역 사망사고 등 사고 관리부실 책임
국토부 해임 건의…공운위 해임안 의결
감사 요구서에 근무기강 해이 등 적시
“경영진 문책 없고 승차권 부정 사용”
나희승, 해임 불복 변수…소송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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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나희승 코레일 사장 해임건의안 재가
윤 대통령, 나희승 코레일 사장 해임건의안 재가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오후 6시 40분쯤 나희승(오른쪽) 한국철도공사 사장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재가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지난 2022년 10월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 국정감사에서 나 사장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3.3.3 연합뉴스 자료사진
국토교통부가 3일 윤석열 대통령이 잇단 철도 안전 사고의 책임을 물어 나희승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재가함에 따라 코레일에 사장 해임사실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한 공기업 기관장에 대한 첫 해임 통보다. 대통령실은 “나 사장은 기관장으로서 잦은 사고에도 관리 개선 노력이 현저히 부족했다”며 사안을 엄중함을 지적했다.

국토부 “코레일 사장 해임 확정”
대통령실 “인명피해 날 중차대 사안”

국토부는 이날 배포한 보도참고자료에서 “코레일 사장의 해임이 확정됐다”며 이렇게 전했다.

국토부는 지난해 11월 5일 경기도 의왕시 오봉역 사망사고와 다음날인 6일 서울 영등포역 열차 궤도이탈 사고 등 코레일이 관리하는 철도에서 사고가 급격히 증가했다며 ‘철도안전 이행실태 특정감사’를 실시했다.

국토부는 “감사 결과 나 사장이 ‘공공기관운영법’, ‘철도안전법’, ‘이해충돌방지법’ 등 관련 법규를 위반한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이 사안에 대해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는 나 사장의 해임 건의를 지난달 27일 의결했고 이날 사장의 해임이 최종 확정됐다”고 명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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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장관, 건설노조 불법행위 관련 현장간담회 개최
원희룡 장관, 건설노조 불법행위 관련 현장간담회 개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6일 오후 서울 동작구 전문건설회관에서 열린 건설노조 불법 행위 관련 현장 간담회에서 모두발언 하고 있다. 2023.02.26.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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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운영위 참석하는 나희승 코레일 사장
공공기관운영위 참석하는 나희승 코레일 사장 나희승 코레일 사장이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리는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특별감사를 실시해 나희승 코레일 사장에 대한 해임안을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건의, 이날 회의에서 논의 후 해임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2023.02.27.뉴시스
국토부는 감사 처분요구서에 “나 사장은 코레일을 대표하는 안전을 총괄하는 기관장으로서 철도안전관리체계의 지속적인 유지·변경 의무를 위반하고 공사 소유의 열차를 부정한 방법으로 이용해 공사의 재산상 손해를 발생시켰다”면서 “업무용 차량으로 출퇴근 등에 사적으로 이용해 국민의 불신을 초래하고, 명예를 실추시키는 등 의무와 책임을 충실하게 이행하지 않았다”며 공운위에 해임을 건의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이날 저녁 언론 공지를 통해 “윤 대통령은 조금 전 오후 6시 40분쯤 나 사장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나 사장 취임 이후 단기간 내에 탈선 사고, 재해 사망사고가 빈번히 발생해서 기관장으로선 관리개선 노력이 현저히 부족했다는 평가가 내려졌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열차 탈선사고는 대형 인명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중차대한 사안이기 때문에 국민 안전과 직결되는 공공기관은 특히 내부 기강과 업무체계가 확실히 서야 한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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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 선로 빠져나가는 승객들6일 오후 8시 55분쯤 서울 영등포역 인근에서 무궁화호 열차가 탈선해 승객 35명이 다치고 이중 20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탈선 후 승객들이 기차에서 내려 선로를 빠져나가고 있다.   SNS캡처
걸어서 선로 빠져나가는 승객들6일 오후 8시 55분쯤 서울 영등포역 인근에서 무궁화호 열차가 탈선해 승객 35명이 다치고 이중 20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탈선 후 승객들이 기차에서 내려 선로를 빠져나가고 있다.
SNS캡처
작년 철도 사고 사상자 전년비 35% 증가
“대책 이틀만에 사고…안전 경각심 부족”
“허위 출장으로 KTX 부정승차, 재산 손해”

이날 국토부 홈페이지(www.molit.go.kr)에서 공개된 지난해 12월 감사 처분요구서에는 국토부 감사관 명의로 나 사장의 철도 안전관리 해태와 근무기강 해이에 대한 내용이 구체적으로 담겼다.

국토부는 감사 배경에 대해 코레일이 관리하는 철도에서 지난해 1월부터 11월 25일까지 총 58건의 철도사고가 발생해 22명이 사망하고 21명이 부상을 입는 인명피해가 발생했다고 적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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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철도물류 중심역인 오봉역에서 지난 5일 작업자 사망사고 발생한 가운데 8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오봉역 인근 선로에 시멘트 열차가 멈춰서 있다. 2022.11.08 뉴시스
수도권 철도물류 중심역인 오봉역에서 지난 5일 작업자 사망사고 발생한 가운데 8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오봉역 인근 선로에 시멘트 열차가 멈춰서 있다. 2022.11.08 뉴시스
국토부는 “감소 추세에 있던 사고 건수가 지난해 11월 말 58건으로 전년(48건)보다 21% 늘었고 사상자 수도 35% 증가했다”면서 “코레일의 철도안전체계에 결함이 발생하고 있는 건 아닌지 합리적인 의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해 10월 29일 할로윈 인파 밀집으로 인한 이태원 압사 참사가 발생해 원희룡 국토부 장관 주재 ‘철도안전 비상대책회의’를 열었음에도 불과 2~3일 뒤 오봉역 사망사고와 영등포역 탈선사고가 발생했고, 이후 사고 대응 과정의 혼란과 미숙한 처리로 정부와 코레일에 불신과 불안을 더욱 가중시켰다고 책임을 언급했다.

국토부는 “(나 사장은) 탈선사고 다음날인 월요일 출근길 밀집과 혼잡이 충분히 예상되는데도 불만 민원이 제기된 후에 인력을 늑장 배치하는 등 이태원 사고와 국토부 장관 지시에도 불구하고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부족하게 대처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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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호 열차 탈선사고가 발생한 서울 영등포역 인근 철로에서 7일 오전 코레일 긴급 복구반원들이 사고 열차를 크레인으로 옮기고 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6일 오후 8시 15분 용산발 익산행 열차가 영등포역으로 진입하던 중 선로를 이탈했다. 이 사고로 KTX 등 열차의 운행이 취소되거나 지연 운행되고 있다. 2022. 11. 7. 연합뉴스
무궁화호 열차 탈선사고가 발생한 서울 영등포역 인근 철로에서 7일 오전 코레일 긴급 복구반원들이 사고 열차를 크레인으로 옮기고 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6일 오후 8시 15분 용산발 익산행 열차가 영등포역으로 진입하던 중 선로를 이탈했다. 이 사고로 KTX 등 열차의 운행이 취소되거나 지연 운행되고 있다. 2022. 11. 7. 연합뉴스
장관 승인 없이 92% 근무형태 무단 변경

또 사망사고에도 경영진에 대한 문책이 없었던 점과 위험도 평가나 원 장관의 승인도 받지 않은 채 당초 3조 2교대였던 근무형태를 4조 2교대로 91.9%(1만 4015명)를 무단 변경해 운영한 점도 문제로 거론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첫해임에도 공공기관 가운데 중대재해 건수가 가장 많은 사업장(공공기관 9건 중 4건)을 가졌다고도 명시했다.

국토부는 나 사장이 직원이 허위 출장으로 발급 받은 KTX 승차권을 사용했다며 근무기강 해이도 지적했다.

국토부는 “나 사장이 2011년 11월부터 1년간 총 54차례에 걸쳐 KTX 열차 좌석을 본인 부담으로 구매하지 않고 모 실장이 허위 출장을 신청해 공무출장 용도로 받은 KTX 열차 지정좌석 승차증을 본인의 출퇴근 때 부정하게 이용해 163만원의 재산상 손해를 발생시켰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해충돌방지법에 따라 사적 용도로 쓰지 못하는데도 규정을 위반하고 공사에서 제공하는 편의라는 진술만 주장하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토부는 나 사장에 KTX열차 부정 승차권 사용에 대한 부가운임 징수와 과태료 재판 관할 법원에 통보할 것을 명시하는 한편 해임 징계를 공운위에 건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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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하는 원희룡 국토부 장관
발언하는 원희룡 국토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8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3.2.28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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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 서울 영등포역 매표소에서 무궁화호 열차 탈선사고로 인한 열차 운행 정지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 2022. 11. 7. 연합뉴스
7일 오후 서울 영등포역 매표소에서 무궁화호 열차 탈선사고로 인한 열차 운행 정지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 2022. 11. 7. 연합뉴스
나희승 ‘해임 효력정지’ 소송 관건
국토부, 징계 재심의 요청 기각

윤 대통령의 해임 재가 결정이 났지만 나 사장이 불복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나 사장이 해임 징계 효력 가처분 소송을 걸고 본안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다.

앞서 나 사장은 ‘철도 안전 미조치’를 이유로 자신을 해임하려는 국토부 방침에 반발해 징계 재심의를 신청했지만 국토부가 이를 기각하자 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나 사장은 지난 1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국민의힘 의원들이 자진 사퇴를 압박하자 “공사의 안전 체계를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끝까지 소명을 다해야 한다”며 사퇴 거부 의사를 밝혔었다.

앞서 최창학 전 한국국토정보공사(LX) 사장, 구본환 전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도 해임이 부당하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이후 각각 본안 소송 승소로 업무에 복귀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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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운영위 참석하는 나희승 코레일 사장
공공기관운영위 참석하는 나희승 코레일 사장 나희승 코레일 사장이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리는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특별감사를 실시해 나희승 코레일 사장에 대한 해임안을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건의, 이날 회의에서 논의 후 해임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2023.02.27.뉴시스
세종 강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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