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반도체 ‘영업비밀’ 생산수율 요구… 국내업계 “기술 빼가기”

美, 반도체 ‘영업비밀’ 생산수율 요구… 국내업계 “기술 빼가기”

박성국 기자
박성국 기자
입력 2023-03-28 18:18
업데이트 2023-03-29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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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금 신청 때 산출방식 등 내야
삼성·하이닉스 공식적인 반응없어
“파운드리는 예측 불가능”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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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이 지난해 9월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반도체 보조금에 대해 말하고 있다. 2022.9.6 로이터 연합뉴스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이 지난해 9월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반도체 보조금에 대해 말하고 있다. 2022.9.6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반도체법 지원금 신청 기업에 내부 ‘영업 기밀’에 해당하는 수율(결함이 없는 합격품의 비율) 공개를 요구하기로 했다. 국내 반도체 업계에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요구”라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27일(현지시간) 공개한 반도체 생산시설 투자 보조금 신청 절차에서 예상 현금 흐름 등 사업의 경제성을 추산하는 데 필요한 금융 모델을 제시했다. 예시 모델에 따르면 상무부는 반도체 공장의 웨이퍼 종류별 생산능력, 가동률, 예상 웨이퍼 수율, 생산 첫해 판매 가격, 이후 연도별 생산량과 판매 가격 증감 등을 입력하도록 했다. 반도체를 생산하는 데 사용되는 소재, 소모품, 화학품 등도 입력 항목으로 제시했다. 상무부는 해당 자료를 단순히 숫자가 아닌, 산출 방식을 검증할 수 있는 엑셀 파일 형태로 제출하게 했다.

이와 관련해 국내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정보를 다 제출하라는 것”이라며 “이대로 자료를 내게 되면 기술 유출 수준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삼성전자나 대만 TSMC 모두 미국에서는 파운드리 공장을 운영하고 있고, 삼성은 여기에 추가 공장을 짓고 있는데 현실성이 떨어지는 요구”라면서 “파운드리는 고객사별 생산 제품이 달라 D램과 달리 수율을 예측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날 공식적인 반응을 내지 않았으나 향후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보조금 신청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170억 달러(약 22조 5000억원)를 투입해 미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첨단 패키징 제조시설 설립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공장 부지를 선정하지 않았다.

박성국 기자
2023-03-29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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