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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XP 서비스 지원 종료… 금융권 ATM·CD기 보안 ‘비상’

윈도XP 서비스 지원 종료… 금융권 ATM·CD기 보안 ‘비상’

입력 2014-04-09 00:00
업데이트 2014-04-09 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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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4년 전부터 ‘종료’ 예고 불구 OS 업그레이드 등 제대로 안 돼

마이크로소프트(MS)가 윈도XP 운영체계(OS)의 서비스 지원을 8일부터 종료함에 따라 금융사 자동화기기 보안에 비상이 걸렸다. 최신 드라이버 및 보안 업데이트가 중단되면서 윈도XP를 기반으로 하는 은행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와 현금지급기(CD), 카드사 가맹점 등에 설치돼 있는 구형 포스단말기가 각종 악성코드와 바이러스 노출에 취약해지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은행의 지점별로 윈도7 등 상위 버전의 OS를 설치한 ATM을 최소 1대 이상 설치하도록 했지만 대비는 미흡한 상태다.

이날 금융권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국의 은행에서 설치해 운영하고 있는 ATM, CD 8만 7082대 가운데 8만 1929대(94.1%)가 윈도XP를 사용하고 있다. MS가 이미 4년 전부터 윈도XP의 서비스 지원 종료를 예고했지만 운영체계 업그레이드나 기기 전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각 은행들은 서둘러 업그레이드를 하고 있지만 예산과 일정의 문제로 교체 작업은 더딘 상태다. 업그레이드 작업이 비교적 간단한 개인용 컴퓨터와 달리 상위 운영체계를 지원하지 않는 ATM이나 CD는 한 대당 1500만~2000만원을 들여 기기 자체를 교체해야 한다. 이 때문에 상당수 은행은 당장 ATM을 교체하는 대신 해킹 사고를 막기 위한 보안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외부망에서 ATM 접근을 제한할 수 있도록 보안 솔루션을 설치했다”고 말했다. 기업은행과 외환은행도 ATM에 인터넷망 접근을 차단하고 별도의 백신 프로그램을 돌려 악성코드를 걸러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윈도XP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운영체계를 그대로 두고 보안만 강화하는 것은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라는 지적이 많다. 보안 프로그램 개발업체인 I사의 최연목 소장은 “오는 5월 상위 버전인 윈도7과 윈도8이 업데이트되면 업데이트에서 제외되는 윈도XP의 취약점은 노출되면서도 이에 대한 보안 패치는 제공되지 않아 악성코드 등에 더욱 취약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ATM이 폐쇄 시스템을 쓰고 있어 보안 사고 발생 가능성이 적다면서도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2017년까지 은행과 카드사 등 각 금융사에 윈도XP 상위 버전으로 전환할 것을 지시했다.

금감원은 이달 안에 윈도XP 기반의 ATM을 운영하는 은행과 상호금융사에 불시 점검을 나갈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ATM은 폐쇄적인 시스템이어서 해커가 은행 전산망 자체를 뚫지 않는 이상 ATM 자체에서 해킹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미리 대비하지 못하고 관련 보안사고가 발생하면 해당 금융사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2014-04-09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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