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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구글 천하속에 토종 브랜드 수난시대

페이스북·구글 천하속에 토종 브랜드 수난시대

입력 2014-06-13 00:00
업데이트 2014-06-13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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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이어 동영상, 앱마켓도 독식…”공정경쟁 환경 절실”

페이스북과 구글 등 글로벌 기업의 공세에 밀려 국내 인터넷 시장에서 토종 브랜드들이 서서히 자취를 감추고 있다.

외국계 기업의 독식 현상은 SNS(사회관계망 서비스)는 물론 동영상, 앱마켓 등으로도 퍼지고 있어 국내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들의 위기감은 어느 때보다 더하다.

국산 서비스가 이용자의 눈높이와 만족도에 못 미쳐 도태되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애초에 공정한 경쟁환경을 조성하지 못한 탓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페이스북 전성시대…토종 SNS ‘추풍낙엽’

2007년 단문형 SNS라는 새로운 트렌드와 더불어 등장한 미투데이는 출시 2년만에 순 방문자 수 300만 명을 기록하며 경쟁 서비스인 트위터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2008년 12월 네이버에 인수되면서 잠시 성장속도에 날개를 단 듯했지만 블랙홀처럼 국내 이용자를 빨아들인 페이스북의 공세를 막아내지 못했다.

같은 해 한국어 서비스를 시작한 페이스북은 2010년 하반기 한국에 사무실을 설립하면서 탄탄대로를 달렸다.

업계에 따르면 페이스북의 국내 월 활동 사용자(MAU)는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1천300만 명, 일 활동 사용자는 780만 명에 이른다. 지난 5월 기준 순 방문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4% 상승했고 페이지뷰는 무려 82.3% 오를 만큼 성장세가 여전하다.

페이스북이 혼자 승승장구하는 동안 토종 SNS 서비스는 추풍낙엽처럼 스러졌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요즘’에 이어 SK커뮤니케이션즈의 ‘C로그’가 알게 모르게 사업을 접었고 국민 SNS로 불리던 싸이월드도 급속도로 쇠락의 길을 걸었다.

미투데이를 5년 넘게 운영하던 네이버도 결국 애물단지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서비스 종료를 공지하기 직전인 지난해 10월, 미투데이의 월간 페이지뷰는 페이스북과 130배 이상 벌어졌고, 결국 오는 30일부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네이버 관계자는 “글로벌 무한경쟁 환경에서 제한된 리소스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 전략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어 고민을 거듭한 결과 미투데이 사업을 정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 동영상·앱마켓은 ‘구글 천하’…”공정한 경쟁환경 필요” 지적도

글로벌 IT기업의 독주는 비단 SNS 시장에만 그치지 않는다. 동영상은 물론 앱마켓, 모바일 검색에 이르기까지 외국계 기업의 성장 속도가 심상치 않다.

토종업체 판도라TV와 다음TV팟으로 대표되던 국내 동영상 시장은 어느덧 구글의 유튜브로 넘어간 지 오래다.

유튜브는 2008년 국내 시장 점유율이 2%에 불과했지만 현재 74%를 차지하며 독보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 사이 판도라TV와 다음TV팟의 점유율은 76%에서 12%로 추락했다.

전문가들은 유튜브의 급성장이 자체 서비스 만족도보다는 ‘제한적 본인 확인제’ 등 국내법을 교묘히 피한 전략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한다.

국내 사용자들은 본인 확인을 해야 하는 국내 온라인 플랫폼 대신 국가 설정만 바꾸면 본인 확인 없이도 영상 게재나 댓글 작성이 자유로운 유튜브로 몰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서울과학기술대 IT정책대학원의 김현경·이영주 교수는 지난달 한국방송학회가 연 세미나에서 유튜브를 예로 들며 “국내 기업과 해외 기업 간 형평성에 어긋난 규제가 국내 기업에 대한 역차별로 작용해 결국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구글의 국내 성장세는 모바일 시대로 접어들면서 가속화했다. 특히 한국은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기반의 스마트폰 사용자가 93%에 달해 그만큼 ‘반사효과’를 톡톡히 누린 것이다.

구글은 국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자사의 앱마켓인 구글플레이를 선탑재하는 대신 다른 앱마켓의 등록은 사실상 차단하는 방식으로 모바일 콘텐츠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자사의 검색 서비스도 선탑재해 모바일 검색 시장에선 다음커뮤니케이션을 누르고 1위 네이버마저 추격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4월부터 출시된 스마트폰에서는 소비자가 원하지 않는 선탑재된 앱을 삭제할 수 있도록 했지만 구글의 선점 효과에는 별 타격이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견해다.

이에 국내 앱 개발사들은 네이버 앱스토어 등 국산업체보다 수수료율이 높은 구글플레이 마켓만 울며 겨자 먹기로 이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반면 중국은 안드로이드폰에 구글플레이를 선탑재하지 않고 다양성을 부여해 수백 개의 자국 앱 마켓 서비스들이 자유롭게 경쟁할 수 있다.

포털업계 관계자는 “국내 인터넷 서비스가 성장하려면 서비스 기획력, 기술력 등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공정한 경쟁환경 조성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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