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지상파-통신사 갈등의 핵은 ‘황금주파수 700㎒’

지상파-통신사 갈등의 핵은 ‘황금주파수 700㎒’

입력 2014-07-09 00:00
업데이트 2014-07-09 16:08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지상파 UHD 방송 기술표준안 부결 놓고 ‘옥신각신’

지상파 초고화질(UHD) 방송 기술 표준안 부결이 지상파와 이동통신사 간 갈등의 기폭제가 되고 있다.

갈등의 이면에는 ‘황금주파수’로 불리는 700㎒ 대역이 있다. 오래전부터 지상파와 이통사는 이 주파수를 각각 UHD 방송용, 통신용으로 할당해야 한다며 팽팽히 맞서 왔다.

통신사들은 급증하는 데이터 트래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할당을 바라는 반면, 방송사들은 UHD 방송용으로 할당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양측간 갈등은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가 지난 2일 열린 총회에서 34건의 기술표준 후보안 가운데 유일하게 지상파 UHD 표준안만 부결시키면서 표면 위로 다시 부상했다.

TTA는 이동통신사, 가전사, 방송사들이 참여하는 민간단체. 미래부는 TTA 총회에서 통과한 방송·통신 기술 표준안을 허가해주기 때문에 이번 부결로 지상파는 UHD 시험방송 및 상용화의 큰 벽에 맞닥뜨렸다.

지상파 방송사들을 대표하는 한국방송협회는 즉시 성명을 냈고, 8일에는 결의문까지 채택하며 이통사들을 비판했다.

방송협회는 결의문에서 “통신업계가 700㎒ 주파수를 차지하려고 서로 담합해 지상파 UHD 표준을 부결시켰다”면서 “자사 업계 이익을 위해 무료보편적인 지상파 UHD 방송을 막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통사들은 지상파 UHD 표준안 부결이 700㎒ 주파수와는 별개의 문제라고 반박한다.

이통사 관계자는 9일 “UHD 콘텐츠가 풍부한 미국에서조차 표준안이 나오지 않은 마당에 우리가 먼저 표준안을 마련했다가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국내 UHD 방송의 대중화 속도를 고려하더라도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700㎒ 확보를 둘러싼 지상파와 이통사의 이해관계가 이번 TTA 총회에서 여실히 드러났다는 분석에 힘을 싣고 있다.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가 매출액 기준에 따라 과반에 가까운 TTA 의결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TTA 총회에서 이통사들은 이구동성으로 지상파의 표준안에 반대 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상파는 서면총회를 열어서라도 UHD 방송 표준안 통과를 계속 밀어붙일 계획이다. 내년 정기총회 때까지 무작정 기다릴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방송협회 관계자는 “중요한 사안이 있으면 TTA는 서면총회를 열어 표준안을 통과시키기도 하기 때문에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미래부와 방통위에도 의견서를 제출하는 등 계속 설득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주파수 할당을 결정하는 미래창조과학부는 당장 방송사와 통신사가 벌이는 싸움에 개입하지 않으려는 모양새다.

게다가 안전행정부, 해양수산부, 국토교통부 등 다른 정부 부처들도 정부가 2017년까지 구축할 재난방 주파수로 700㎒ 주파수에 눈독을 들이고 있어 갈등 양상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