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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개발비 3년째 삭감…2년간 ‘신차 가뭄’

르노삼성 개발비 3년째 삭감…2년간 ‘신차 가뭄’

입력 2013-12-17 00:00
업데이트 2013-12-17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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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직원 20% 떠난 사이 본사파견직 급여는 46% 올라

르노삼성자동차가 최근 수년간 최대주주인 프랑스 르노그룹에 ‘단물’만 실컷 빨린 채 하청기지로 전락할 조짐이 보이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르노삼성차는 국내에서 작년 한해 800여명을 구조조정한 것을 포함해 전체 임직원의 20% 이상(1천169명)을 떠나보냈다.

이 업체가 2012년 내보낸 임직원에게 지급한 퇴직금은 481억여원으로 2011년 227억여원에 비해 53% 증가했다.

그런데 이 기간 르노삼성차가 르노·닛산그룹에서 파견된 30여명의 급여·복리후생비 명목으로 지출한 돈은 73억여원으로 2011년 50여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내국인 임직원들이 일자리를 잃는 와중에 본사 임직원의 급여는 약 46% 오른 셈이다.

이와 함께 르노삼성차가 지난해 르노·닛산에 차량과 부품을 판매하고 연구용역을 수행해 올린 매출은 2011년 2조5천116억여원에서 17.8% 쪼그라든 2조644억여원에 그쳤다.

더 심각한 문제는 연구·개발비 삭감이다. 르노삼성차의 개발비는 2010년 48억여원에서 2011년 26억여원으로, 작년 10억8천여만원으로 3년째 내리막길을 달렸다. 조사 연구비도 21억여원에서 작년 10억8천여만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결과적으로 르노삼성차는 2011년 2세대 ‘SM7’ 이후 신차를 내놓지 못하다가 입지가 좁아지자 스페인공장에서 생산돼 유럽에서 ‘캡처’(Captur)라는 이름으로 팔리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M3를 이달초 들여왔다.

르노삼성차는 지난 10∼11월 국내 완성차 시장에서 두달 연속 점유율 4.4%를 기록해 꼴찌를 벗어나지 못하자 전세를 반전시킬 카드로 수입차 QM3를 택한 것이다.

하지만 QM3가 당장의 르노삼성차 판매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기 어려울 것이라는게 업계의 전망이다. 연내 예정된 판매량이 1천대에 그칠 뿐만 아니라 나머지 고객들도 내년 3월에야 순차적으로 차를 인도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내에서 QM3 판매량이 늘어나는 만큼 스페인 공장의 가동률이 높아지는 것을 지켜만 봐야 하는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의 시름은 깊어가고 있다.

중국 신화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르노그룹은 스페인 공장에 신차 물량을 배정함으로써 향후 3년내 스페인에 1천300여명분의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지난 9월 방한한 르노그룹 아시아태평양지역 총괄 질 노만 부회장은 “부산 공장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내수 시장에서 공급을 충당하는 것이지만 지금 판매 실적으로는 충분히 생산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차의 판매량이 부족해 부산 공장을 제대로 돌리지 못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정작 부산 공장에서 위탁 생산하는 닛산의 크로스오버 차량(CUV) ‘로그’는 국내에 팔지 않고, 인기를 끌고 있는 QM3는 국내에서 생산하지 않는다.

프랑수아 프로보 르노삼성차 대표이사가 부산 공장 생산량 확대의 전제 조건으로 ‘내수 점유율 10%’라는 목표를 내세웠지만 이를 어떤 노력으로 뒷받침하고 있는 지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대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생산과 소비의 괴리 현상이 심화될수록 ‘하청기지화’ 현상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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