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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세 꺾인 팡, 글로벌 자금 스탯으로 가나

기세 꺾인 팡, 글로벌 자금 스탯으로 가나

임주형 기자
임주형 기자
입력 2017-08-21 20:54
업데이트 2017-08-21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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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 상승 이끈 ‘팡’ 하향곡선…외국계 투자자 후계자 발굴 나서

올해 들어 뉴욕 증시 상승장을 이끈 ‘팡’(FANG)이 최근 주춤하면서 후계자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분주하다. ‘팡’은 페이스북과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등 미국 정보기술(IT) 기업 알파벳 첫 글자를 따서 붙인 이름이다. 반도체 시장을 제패한 삼성전자와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 텐센트 등 아시아 IT 기업들이 ‘팡’의 뒤를 이을 것이라는 기대가 많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현지시간) 나스닥에서 아마존 주가는 958.47달러에 마감해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지난달 26일 1052.8달러에 비해 9%나 낮게 형성됐다. 넷플릭스와 구글 모회사 알파벳 주가도 최근 한 달간 낙폭 큰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으며 페이스북도 지지부진하다.

이처럼 ‘팡’의 기세가 완연히 꺾이면서 글로벌 투자자금이 다른 기술주로 옮겨가려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영국의 투자회사 세븐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는 ‘팡’을 대신할 주자로 ‘스탯’(STAT)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삼성전자와 텐센트, 알리바바, 대만 반도체 회사 TSMC의 알파벳 앞글자를 딴 것이다. 블룸버그도 최근 대만 폭스콘과 알리바바, 삼성전자, TSMC, 텐센트의 앞글자를 딴 ‘패스트’(FASTT)를 제시하며 아시아 IT 기업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들 기업은 ‘팡’보다 영업이익 등 실적이 뛰어남에도 주가는 저평가돼 있어 매력적인 투자처로 꼽힌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 14조원을 기록해 애플(12조원)을 처음으로 앞지르며 글로벌 IT 기업 최고봉에 올랐다. 알리바바도 4~6월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 상승한 501억 위안(약 8조 6000억원), 순이익은 96%나 증가한 147억 위안(약 2조 5000억원)으로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돌았다. 텐센트 역시 매출과 순이익 모두 창사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욕증시에 상장된 알리바바와 홍콩증시의 텐센트 시가총액은 최근 4000억 달러를 돌파해 아마존의 턱밑까지 치고 올랐다.

자율주행차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 엔비디아, 테슬라 등 4개 사의 앞글자를 딴 ‘MANT’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팡’이나 ‘스탯’처럼 대중적이지는 않지만 최근 헤지펀드가 보유 비중을 20%나 늘린 미국 클라우드 통신서비스 기업 트윌리오, 퀄컴이 인수를 희망하는 NPX반도체도 주목받는 기업이다. 이 밖에 바이오와 제약주가 새롭게 주인공 자리를 꿰찰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팡’이 주춤한 건 펀더멘털에 대한 시장의 재평가가 이뤄지면서 조정국면에 접어들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IT 기업의 강세가 당분간 계속되면서 특히 혁신적인 기술력을 갖춘 일부 기업의 ‘승자독식’ 현상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2017-08-22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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