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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팩株 상한가 ‘합창’…경영진은 노심초사

스팩株 상한가 ‘합창’…경영진은 노심초사

입력 2010-03-23 00:00
업데이트 2010-03-23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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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실패시 주주도 ‘쪽박’, 신중해져야”…금융 감독당국 “집중적인 시장감시 중”

기업인수목적회사인 스팩(SPAC)이 과열현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23일에도 급기야 3개 스팩이 처음으로 동반 상한가를 기록했다.

 그러나 주가가 오르는 데도 스팩 경영진은 기뻐하기보다 오히려 근심이 커지고 있다.

 스팩 주가가 지나치게 오르면 스팩의 목적인 기업 인수합병(M&A)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고,동시에 추격매매에 나서 ‘상투’를 잡은 개인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스팩은 다른 주식과 달리 공모금액에 비해 스팩의 시가총액이 지나치게 커지면 향수 스팩과 합병할 기업을 찾기가 더욱 어려워진다.

 주가 급등으로 스팩의 가치가 실제 가치보다 부풀려지면 피인수대상 기업이 합병비율 산정 시 불리하기 때문이라는 것.

 이렇게 되면 스팩의 목적인 M&A 자체가 무산될 수 있고,결국 M&A 활성화를 목적으로 한 스팩 제도도 제대로 뿌리내리기 어려워진다.

 특히 스팩이 M&A에 실패하면 청산절차를 밟게 되는데,이 경우 공모가보다 지나치게 높은 가격에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들은 원금도 회수하지 못하고 쪽박을 찰 수 있다.

 모 스팩 경영진은 “현 시점에서 스팩 주가가 급등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투기성 매매와 스팩의 특성을 잘 모르는 개인 투자자들의 ‘묻지마’식 투자가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주가 이상급등에 스팩 경영진이 할 수 있는 것은 없다”며 “투자자들은 냉정해져야 하고,한국거래소나 금융감독 당국도 묻지마식 스팩 투자의 위험성에 대해 보다 강경한 메시지를 시장에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른 스팩 경영진도 “스팩 주가는 M&A가 본격화되기 전에는 공모가 수준에 머무는 게 정상”이라며 “장난치는 세력이 있는 것 같다”며 주가조작 의혹까지 제기했다.

 미래에셋스팩1호는 주가급등 사유를 묻는 한국거래소 조회공시 요구에 대해 22일 “주가에 영향을 미칠 사항이 전혀 없다”면서 이례적으로 ‘투자유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지난 12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미래에셋스팩1호는 18일 하루 6.69% 하락한 것을 빼고 23일까지 총 8거래일 동안 7거래일이나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 때문에 미래에셋스팩1호의 23일 종가기준 주가는 공모가 1천500원보다 154%나 급등한 3천810원을 기록하고 있다.상장 첫날 시초가 1천540원에 비해서도 147%나 올랐다.

 19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현대증권스팩1호도 상장 이후 사흘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주당 1만300원으로 공모가(6천원) 대비 71.6%나 급등했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대우증권스팩도 최근 나흘 연속 오르며 23일 현재 공모가보다 41.6% 오른 주당 4천955원을 기록 중이다.

 전문가들은 특정 스팩이 상한가를 치면 덜 오른 종목으로 매수세가 몰려 스팩 3종목 모두 동반급등세를 나타낸 것으로 분석했다.

 시장 전문가들도 공모가 주위를 맴돌다 기업 인수합병 소재가 나오면서부터 움직이는 것이 정상인 스팩 주가가 상장 직후부터 급등하는 것은 투기성이 다분하다며 신중한 투자판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국거래소나 금융감독 당국에 보다 분명한 경고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원은 이날 스팩에 대한 시세조종,합병관련 허위사실 유포 등을 통한 부정거래행위 등 증권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해 집중적인 시장감시 활동을 벌이고 있다면서 신중한 투자를 당부했다.

 금감원은 시장감시를 통해 중대한 불공정거래 협의사항이 발견될 경우 투자자 보호와 불공정거래 확산 방지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거래소 관계자도 “과열이 확실하다”며 “스팩에 대해 문제가 있는지 집중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거래소는 주가과열이 심해지면 투자주의보다 강력한 투자경고나 투자위험을 발동할 수 있다.

 한편 일부 비상장기업들은 스팩 경영진에 자신들을 인수합병 대상으로 삼아달라며 스팩의 의사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스팩 관계자는 “여러 비상장업체가 인수합병 가능성을 타진하며 연락을 해오고 있지만,영양가는 별로 없다”며 “아직은 초기단계이지만 성공적인 인수합병을 위해 인수합병 후보에 대한 발굴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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