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시론]신바람 나는 선거를 기대하며/유문종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

[시론]신바람 나는 선거를 기대하며/유문종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

입력 2010-05-21 00:00
업데이트 2010-05-21 00:0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6·2 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거대한 구름 속에 가려져 있던 민주주의 축제 한마당이 펼쳐지고 있다. 방송 토론회가 진행되면서 이러저러한 정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신문사마다 연일 발표되는 정당과 후보자들의 정책공약들을 도표와 그림 등 이미지를 활용하여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뒤늦게 시작된 정책경쟁으로 각 후보자들은 정신이 없고, 유권자들 또한 짧은 시간에 8명의 공약을 따져 보기 위해 관심을 높여가고 있다. 각자의 생활방식에 따라 정책토론회를 시청하거나, 토론결과를 정리한 신문기사를 읽으면서, 혹은 거리에서 만나는 후보자의 명함을 살펴보면서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만시지탄, 늦었지만 이제 남은 시간이라도 모두가 노력하여 이번 지방선거가 정당과 후보자의 가치와 철학, 그리고 정책대안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매니페스토선거로 치러질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이미지 확대
유문종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
유문종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
그러나 최근 상황은 우울하다. 북풍, 노풍, 지역주의 등 검은 바람 뒤에 숨으려는 정당과 후보자들이 토론회를 거부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으며, 향후 천안함 문제가 몰고 올 파장에 모두가 숨죽이며 주목하고 있는 실정이다. 서해에서 불기 시작한 바닷바람이 어떻게, 어느 방향으로 몰아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40여일 바닷속에 잠겨 있던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과 정책경쟁이 제대로 된 꽃을 피우기 전에 시들 수도 있다. 연초에는 세종시 바람이, 곧이어 4대강과 무상급식 바람이 지방자치를 삼키고 있었다. 그렇게 지방선거에 대한 우려가 팽배해지던 시점에 발생한 천안함 침몰 사태는 겨우 유지되던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과 정책경쟁의 싹을 단숨에 침몰시켰던 것이다.

필자는 어느 선거에서든 바람이 불어왔고, 또 바람이 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바람은 지방자치를 집어삼키는 거대한 폭풍이 아니라, 혹은 불순한 의도로 부풀려 일으키는 검은 바람이 되어서는 안 된다. 선거에서 꼭 불어야 하는 바람은 바로 유권자의 신바람이다. 가슴 설레는 미래희망을 나누는 행복한 대화와 토론으로 동네가 떠들썩하고, 주민들의 행복한 삶을 창조해 나가려는 다양한 상상력과 대안정책들로 흥겨워야 한다. 유권자가 신바람이 나면 당연히 투표율도 올라갈 것이고, 유권자의 관심과 토론들이 돈다발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을 감시하고, 지역주의를 조장하고 부패와 비리로 기울 수 있는 후보자들을 골라내게 될 것이다. 이렇게 부는 선거바람은 지방자치를 살리고, 민주주의를 성숙시켜 나갈 것이다.

유권자의 신바람은 정당과 후보자들이 줄 수 있다. 더 좋은 지역 비전과 정책공약들을 제시하고, 더 많이 정책토론회에 나서서 자신의 경쟁력을 보여주어야 한다. 우수한 인재들을 앞에 놓고 면접하는 회사대표는 행복하다. 좋은 상품과 유리한 계약서를 앞에 둔 소비자들은 즐겁다. 이럴 때 행복하고 즐거운 신바람이 분다. 이제 유권자들도 당당하게 토론회에 나서지 못하고 검은 바람 속으로 숨으려는 후보자를 기억하고 있음을 후보자는 명심해야 한다.

이 바람은 언론이 대한민국 방방곡곡으로 배달해 줄 수 있다. 아니 사회적 공기인 언론은 마땅히 이 바람을 유권자들에게 전달해 줄 책무가 있다. 경주마를 좇는 도박사의 눈이 아니라 더 좋은 정보를 더 많이 전해 주려는 배달부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 유권자가 좋은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서 필요한 정보를 쉽고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보도해야 한다. 근거도 없는 시장터 소문들이나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후보자들이 쏟아내는 급조공약, 인신공격이나 비난들은 아예 냉정하게 무시하고 후보자가 발표한 매니페스토를 중심으로 정보를 전달해 주어야 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유권자의 신바람은 정당과 후보자가 만들어 주지만 그 바람을 유권자에게 골고루 전해야 하는 책무는 언론에 있음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2010-05-21 27면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선택은?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는 현재의 보험료율(9%), 소득대체율(40%)을 개선하는 2가지 안을 냈는데요. 당신의 생각은?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로 각각 인상(소득보장안)
보험료율 12%로 인상, 소득대체율 40%로 유지(재정안정안)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