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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줄날줄] 게티스버그 카지노/이춘규 논설위원

[씨줄날줄] 게티스버그 카지노/이춘규 논설위원

입력 2010-09-10 00:00
업데이트 2010-09-10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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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이기도 하다. 전쟁에는 전투가 있다. 학자에 따라 다르지만 세계 전투사에는 10대 전투가 있다. 스탈린그라드전투, 미드웨이해전, 게티스버그전투, 워털루전투, 트라팔가해전 등이 유명하다. 게티스버그전투는 미국 남북전쟁(1861년 4월~1865년 5월)의 분수령이었다. 1863년 7월1일부터 3일까지 펜실베이니아 주의 게티스버그(Gettysburg)에서 남군과 북군이 미국의 재분열이냐, 재통합이냐를 놓고 벌인 전투다.

북부연방 8만여명과 남부동맹 7만여명이 공방전을 벌였다. 당시 인구 2400명의 작은 도시 게티스버그에서 남·북군 합해 5만여명이나 전사했다. 게티스버그는 필라델피아와 피츠버그, 시펜스버그 등을 잇는 교통요지였다. 1786년 여관업자 게티스가 자신의 이름을 따 작명했다. 게티스버그전투는 62만명이 전사한 남북전쟁에서 결정적 승부처였다. 전투 뒤 게티스버그 국립묘지와 게티스버그 전장은 국립군사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역사적인 게티스버그전투 4개월 뒤 숨진 병사들을 위한 국립묘지 봉헌식이 열렸다. 당시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은 266단어에, 2~3분 정도로 짧았던 역사적으로 유명한 게티스버그 연설을 했다. 묘지를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가 이 땅에서 사라지지 않도록 싸우고 있는 살아 있는 사람들에게도 헌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 밖의 자세한 연설 내용에 대해선 논란이 많다. 연설의 필사본은 5개가 알려져 있는데, 조금씩 달라 전문은 추측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연설의 핵심 내용 차용 여부도 최근 도마에 올랐다. 링컨의 게티스버그 연설 가운데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정치)가 이 땅에서 사라지지 않도록 싸우고 있는…”이라는 부분은 노예 폐지론자였던 시어도어 파커가 1850년 발표한 “민주주의는 모든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치”라는 글을 차용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전했다. 게티스버그연설 논란이 더 복잡해졌다.

게티스버그 카지노 논란도 불거졌다. 한 업자가 게티스버그 국립공원 인근 호텔에 카지노 단지를 조성하겠다고 펜실베이니아 주에 영업 허가권을 신청하면서 여론이 둘로 갈렸다. 이달 초 공청회를 여는 등 분위기가 범상치 않다. 게티스버그가 속한 애덤스 카운티의 지역경제 활성화에 좋다며 동조하는 주민과, 카지노가 남북전쟁 전사자들을 모독하고 명성에 먹칠을 한다는 주민들이 논쟁 중이다. 게티스버그가 147년 만에 뜨겁다.

이춘규 논설위원 taein@seoul.co.kr
2010-09-1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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