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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바랴크호와 인천상륙작전/박상은 국회의원

[기고] 바랴크호와 인천상륙작전/박상은 국회의원

입력 2011-11-02 00:00
업데이트 2011-11-02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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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은 국회의원
박상은 국회의원
역사는 오늘이 있게 한 모태이고, 우리가 좋든 싫든 안고 가야 하는 소중한 자산이다. 최근 인천시는 연안부두에 작지 않은 광장을 조성하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광장’으로 명명식을 가진 바 있다.

이 명명의 역사적 배경은 1904년 러·일전쟁 중 발생한 전함 바랴크호 사건에서 기인한다. 러시아는 당시 항복을 거부하고 바랴크호와 함께 끝까지 싸운 570명 승조원의 정신을 기려 이들에게 영웅칭호를 부여하고 국가의 가장 상징적인 애국의 표상으로 삼았다. 이후 오늘날까지도 러시아는 최고의 예우로서 교과서는 물론 기념우표를 발행하는가 하면, 전 장병에게 바랴크의 정신을 교육하면서 인천의 연안부두 여객터미널 인근에 기념비를 세우고 매년 기념일을 이곳에서 지키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라, 러시아는 인천시립미술관이 보관하고 있던 바랴크 함기에 대해 우리 정부에 끈질기게 반환을 요구하고 있기도 하다. 이 바랴크 함기는 지난해 인천시가 러시아에 임시로 임대해준 상태이나, 당시 이 임대에 대해 국민적인 동의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와의 상호 우호증진을 위하여 눈 감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이와는 대조적으로 인천시는 1950년 한국전쟁의 전세를 뒤바꾼 역사적 사건을 기념하기 위한 인천상륙작전기념공원에 대해서는 애써 외면하고 있다. 인천시는 러시아의 애국운동에 대해서는 시민의 동의는 물론 문화재청의 승인도 없이 성 안드레이기를 “영구 임대하겠다.”는 둥 적극적인 협조의 자세를 취하면서 중앙정부와 합의한 인천상륙작전기념공원에 대해서는 그 합의마저 폐기하고 그 자리에 경제적 타당성도 모호한 해양박물관을 짓겠다고 우기고 있다.

바랴크호 사건과 인천상륙작전이 모두 우리 현대사에 중요한 전환점을 제공한 의미 있는 사건으로서 그 역사성과 가치를 가지지만, 인천상륙작전이 우리에게 갖는 역사적 비중은 러시아인들이 바랴크호를 러시아의 정신이라며 추앙하는 것에 비교할 바가 결코 아니다.

북한의 적화통일 야욕으로 대한민국의 존폐가 촌각에 달린 시기에 인천상륙작전이 없었다면 우리나라는 오늘의 모범적인 국가로 성장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하물며 오늘날의 편리와 번영, 자유와 풍요는 더 말할 나위가 없을 만큼 인천상륙작전은 풍전등화의 위기로부터 국운을 되돌린 결정적인 사건이었던 것이다.

인천상륙작전은 나라의 존폐가 촌각에 달린 시기에 전세를 일거에 반전시켜 풍전등화의 위기로부터 국운을 되돌린 결정적인 사건이었다. 그들이 알지 못했던 나라, 생면부지 한국인들의 생명과 자유를 위해 기꺼이 자신의 목숨을 바친 그 숭고하고 값진 희생에 깊은 감사와 존경을 보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인천상륙작전기념공원을 만들고자 하는 이유는, 그 커다란 희생에 작게나마 보답하는 의미로 치열했던 역사의 현장 월미도에 21개 참전국의 기념관과 기념비를 건립하고 기념광장을 조성해 대한민국이 결코 그 은혜를 망각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남의 나라 애국운동에는 헌신적으로 협조해 바랴크호 사건의 현장에 상트페테르부르크 광장을 조성하는 인천시가 자국의 역사를 외면하는 역사인식이 과연 올바른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2011-11-02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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