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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연평도 포격 1주기와 호국 보훈정신/박승춘 국가보훈처장

[기고] 연평도 포격 1주기와 호국 보훈정신/박승춘 국가보훈처장

입력 2011-11-23 00:00
업데이트 2011-1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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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춘 국가보훈처장
박승춘 국가보훈처장
지난해 11월 23일, 상상할 수도 없었던 일이 연평도에서 일어났다. 우리 주민이 평화롭게 사는 연평도에 무려 170여발의 포탄을 북한군이 퍼부은 것이다. 순식간에 연평도는 화염에 휩싸였고, 결국 우리 장병 두 명과 군부대 공사 중이던 민간인 두 명이 무고하게 희생되었다. 천안함 피격이 있은 지 1년도 되지 않아 다시 발생한, 6·25전쟁 이후 최초로 우리 영토에 포격을 가해 국민을 희생시킨 북한의 만행이었다.

북한은 ‘불리할 때는 대화로 위기를 넘기고, 유리하면 상대방을 공격한다.’는 마오쩌둥의 전술을 가장 잘 활용하고 있는 집단 중 하나이다. 북한의 대남전략 핵심은, 우리가 방심하고 있을 때 무력 도발을 통해 우리 내부의 갈등과 혼란을 야기하는 것이다. 동아시아연구원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2010년 10월 주요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를 앞두고 51%까지 상승했던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도는 연평도 포격 이후 44%로 떨어졌다. 북한의 의도가 어느 정도 적중한 셈이다.

북한의 대남전략에 흔들리지 않고 대한민국의 안위를 보장하려면 무엇보다도 국민의 굳건한 호국보훈의식이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 국민, 특히 젊은 세대들은 안보 실상에 대해 무관심하고, 안보관은 다른 경제적인 논리에 밀리는 것이 우리의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는 국민, 특히 2040세대들이 전시작전통제권과 한미연합사 해체 결정 등 한·미 동맹이 약화돼 가는 안보 실상을 모르고 잘못 판단하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보훈의식의 약화는 안보의식의 약화로 연결되고, 이는 나라의 진정한 발전과 국민통합을 저해한다. 최근 한 언론은, 2012년은 북한의 3대 세습 구축과 한국의 총선과 대선 그리고 김일성 출생 100주년과 강성대국 원년이라는 전례 없이 중요한 시기로서, 북한이 도발할 개연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보도했다.

지금은 제2, 제3의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 같은 무력 도발이 발생할 수 있는, 안보적으로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 이제 우리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우리 정치일정과 연계한 북한의 도발 의도가 무엇인지 정확히 직시하고 올바르게 판단해야 한다.

2002년 6월 제2연평해전과 지난해 3월 천안함 피격에서와 같이, 북한은 도발하고 우리 젊은이들은 희생당하고 결과는 북한의 의도대로 되는 악순환을 내년에도 되풀이할 수는 없다. 국가의 안위를 위하는 일에 우리는 방관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 굳건한 안보의식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이때, 보훈의식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는 말이 가슴 깊이 와 닿는다. 이제 대한민국을 위해 국민, 특히 젊은이들이 나서야 할 때이다.

만약 국가관과 안보현실을 간과한 결과로 대한민국이 위기에 처하게 되면, 이는 과거 목숨을 바쳐 가며 대한민국을 지켜낸 수많은 호국영령의 소중한 희생을 헛되게 하는 것이며 미래를 불행하게 만드는 길이다.

북한의 대남전략을 올바로 알고, 자신들의 판단에 국가의 운명이 걸려 있다는 책임감을 느끼고 지금의 안보현실을 정확히 직시하는 것이야말로 이미 사회의 주역이 된 젊은 세대에게 가장 필요하고 시급한 일이라 할 것이다.
2011-11-23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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