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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기후변화와 해양, 그리고 여수세계박람회/김학소 한국해양수산개발원장

[시론] 기후변화와 해양, 그리고 여수세계박람회/김학소 한국해양수산개발원장

입력 2012-01-03 00:00
업데이트 2012-01-03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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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반도를 엄습하고 있는 동장군의 기세가 매섭다. 지구온난화가 가속되고 있는데, 겨울철 한파가 기승을 부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역설적으로 지구온난화의 반작용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북극 지역의 이상고온 여파로 이 지역에 머물던 찬 공기가 예전보다 많이 남쪽으로 밀려 내려와 한파가 빈발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혹독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이들의 경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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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소 한국해양수산개발원장
김학소 한국해양수산개발원장
지구온난화와 이에 따른 기후변화의 가속화는 이미 오래전부터 비상등이 켜진 상황이다. 각국이 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폭염과 가뭄, 한파와 폭설, 대홍수와 지진, 쓰나미와 폭풍해일, 토네이도와 회오리 물기둥 등으로 극심한 몸살을 앓는 것이다. 이 같은 재앙은 더는 특정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 인류가 머리를 맞대고 함께 풀어나가야 할 공통의 과제이다.

영화 ‘해운대’와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웅변하듯이, 인류가 겪는 크고 작은 재해위험 가운데 해양의 난폭한 힘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가공스럽고 자칫 인류 문명사에 치명타를 날릴지도 모른다. 세계 각국이 지구온난화 주범인 이산화탄소 절감 노력과 함께 해양 분야 연구에 박차를 가하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인류는 유사 이래로 아주 많은 부분에서 바다에 의존하고 있다. 지구 표면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바다는 인류에게 무한한 식량자원과 귀중한 산소 공급원으로, 최대의 보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해양은 지구의 기후를 조절하는 최대 조정자이자 기후 시스템의 핵심적인 기억장치이기도 하다. 인간의 생존을 위한 핵심요소 중 하나인 기후는 해양과 대기의 끊임없는 상호작용을 통해 유지된다. 특히 해양은 대기보다 1000배 이상의 열과 50배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저장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지구에 물을 공급하는 눈과 비의 85%는 바다에서 생겨난다. 계절 변동과 장기적인 기후 변화와 관련해서는 태양 다음으로 큰 영향을 미치는 게 바로 해양이다.

해양이 인류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이처럼 막대한데도 우리는 여전히 바다에 대해 무지한 것이 아닐까. 대양의 해저면보다 달 표면을 더 잘 알고 있으니 말이다. 그동안 수많은 과학자가 기후를 조절하는 해양의 역할을 제대로 이해하고자 정교한 기후모델을 끊임없이 개발하고 연구했지만,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내년 5월 12일 개막하는 여수세계박람회가 지역경제 활성화와 국가 브랜드 인지도 제고라는 목표 못지않게 기후변화와 해양 보호를 주요 의제로 설정한 것도 이런 맥락과 궤를 같이한다. ‘살아 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을 주제로 93일 동안 열리는 이번 엑스포에서는 기후변화에 대한 전 세계적 공동대응의 중요성과 절박성을 공유하는 동시에 해양의 지속 가능한 이용을 위한 다양한 해법을 모색할 예정이어서 벌써 기대가 크다. 여수엑스포 기간에 엄선하여 선보일 세계 최고 수준의 해양·연안 분야 정책과 기술, 제품 등은 전 인류가 고민하고 있는 해양환경 문제와 지속가능한 해양 개발 등을 위한 최적의 해법을 도출하는 데 좋은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 사회의 새로운 협력을 이끌어 내고 해양을 건강하게 지키는 것이야말로 인류의 건강과 행복을 지키는 필요조건이라는 메시지가 여수에서 전 세계의 모든 인류를 향해 울려 퍼졌으면 한다. 바다를 건강하게 지키고 지속가능한 이용을 위해서는 해양에 대한 기본소양을 갖춘 일반 대중의 역할과 인식전환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가적인 메가 이벤트로 치러지게 될 여수엑스포 사후 활용방안의 하나로 행사장 일대를 기후변화 문제를 다루는 센터로 삼을 계획이라고 한다. 미래를 이끌어 나갈 우리 청소년은 물론 전 인류에게 기후 변화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미래에 효과적으로 대비할 수 있는 ‘글로벌 해양교육의 전당’이 되길 바란다. 이를 위해서는 여수엑스포가 전 세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성공적으로 치러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2012-01-0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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