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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여기] 보수의 나라/안석 정책뉴스부 기자

[지금&여기] 보수의 나라/안석 정책뉴스부 기자

입력 2013-01-12 00:00
업데이트 2013-0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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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석 정책뉴스부 기자
안석 정책뉴스부 기자
미국 공화당은 오바마 이전까지 10차례 대선에서 7차례 승리했다. 이코노미스트 기자들이 쓴 ‘더 라이트 네이션’(the Right Nation·보수의 나라)은 미국 보수주의의 배경에 정치만이 아닌 학계와 지역운동가, 인구학적 요인 등이 있었다고 설명한다.

미국의 보수 싱크탱크는 입법부와 언론에 더욱 친화적이다. 의원과 기자 입장에서 요점이 잘 정리된 이들의 보고서는 진보 싱크탱크의 그것에 비해 가독성도 높고 기사화하기도 쉽다. 미국에서는 총기, 낙태 등의 이슈가 첨예한 논쟁을 일으킨다. 특히 전국총기협회 회원들의 투표 참여율은 95%가 넘는다. 조지 부시는 이들 우파에 안정적인 메시지를 전하며 재선에 성공했다.

이제 한국 이야기를 해보자. 주민등록상 주소지와 현재 거주지가 달라도 새벽 일찍 고향으로 내려가 투표하는 많은 유권자들 가운데 민주통합당 지지자들도 많이 있다. 이번 대선에서 투표소 앞 ‘인증샷’을 찍어 SNS에 올린 유권자는 문재인 후보 지지자가 대부분이었을 것이다. 이들도 투표율이 75%를 넘는 데 일조했을 것이다. 그런데 민주당이 졌다. 이유는 뭘까.

우리 사회의 보수가 그동안 손을 놓고 정권 재창출을 기다렸던 것이 아닌 것 같다. 이름도 생소한 뉴라이트 학자들이 이번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전면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은 그동안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차기 정부의 밑그림을 그렸던 셈이다.

대선 동안 정치평론을 쏟아낸 종편은 미국의 폭스TV처럼 좌파와 인터넷에 뺏긴 미디어 영향력의 균형을 맞췄다. 박근혜 당선인은 의원 시절 사회보장기본법 개정을 이끌며 야당이 이끌던 복지 이슈를 중간지점으로 수렴시켰다.

이제 대다수 부모들은 학교 담벽이 더 높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통령이 직접 경찰서를 찾아 “초등학생 납치범을 잡으라”고 호통을 칠 만큼 안전은 안보보다도 중요한 이슈가 됐기 때문이다. 몇 년 전까지 지역사회에서 학교 담장 허물기가 유행했던 것을 생각하면 정말 큰 변화다.

학교 담벽이 높아야 하고, 경찰은 더 많아야 하며, 흉악범은 반드시 사형시켜야 한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아지는데 진보는 여기에 어떤 대답을 내놔야 할까. 답이 있다면 이번 대선 결과를 이해하기가 좀 더 쉬울지도 모르겠다.

ccto@seoul.co.kr

2013-01-12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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