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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상생능력이 경쟁력/박일준 미래창조과학부 소프트웨어정책관

[기고] 상생능력이 경쟁력/박일준 미래창조과학부 소프트웨어정책관

입력 2013-12-17 00:00
업데이트 2013-12-17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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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준 미래창조과학부 소프트웨어정책관
박일준 미래창조과학부 소프트웨어정책관
기업의 경쟁력은 시대에 따라 변화한다. 과거에는 기업의 제품 및 서비스 ‘품질’ 혹은 ‘가격’이 핵심 경쟁요소였다. 그러나 기업 간 기술 격차가 좁혀지고 개성과 취향을 중시하는 흐름은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디자인’이 기업의 성패를 결정하는 필수 역량이 되었다. 최근에는 산업 간 벽을 허물고 소통과 상상력을 통해 기술과 디자인이 융합하는 창조경제 패러다임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면 창조경제 시대에는 어떤 경쟁력이 기업에 요구될까.

‘초협력자’의 저자 미국 하버드대 마틴 노왁 교수는 지난 5월 열린 ‘서울디지털포럼’에서 인류 혁신의 기초는 ‘경쟁’이 아닌 ‘협력’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연 생태계에서 꿀벌과 개미처럼 서로 협력하는 곤충이 전체 곤충의 2%에 불과하지만 개체 양으로는 50%를 차지하는 사례를 들며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협력’이 선택이 아닌 필수임을 주장한다. 창조산업에서는 경쟁자와 제로섬 게임을 하는 것이 아니라 초협력적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상생능력’이 창의적인 경쟁력이 된 것이다. 협력(Cooperaton)과 경쟁(Competition)의 합성어인 ‘코피티션’(Co-petition)은 이제 비즈니스 세계에서 승자와 패자로 구분되는 것이 아닌 모두가 승자가 되는 새로운 성공개념으로 인식되고 있다. ‘코피티션’은 올해 초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불공정한 ‘갑을구조’를 극복하기 위한 중요한 해결책이다. 코피티션의 관점에서 보면 갑과 을은 공동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힘을 합쳐야 하는 협력자이면서 동시에 서로 다른 역할과 비전을 갖는 선의의 경쟁자다.

특히 애니메이션, 음악, 방송 등 콘텐츠산업에는 갑을관계에 따른 관행적인 불공정거래가 상존하고 있어 안타깝다. 많은 콘텐츠 제작자들이 특성상 1인 기업 등 소규모로 운영하고 있어 계약하는 데 불리한 위치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외국의 선진 기업들이 문화·콘텐츠의 고부가가치를 앞세워 신시장을 선점하는 글로벌 경영 환경에서 결과적으로 우리 콘텐츠 기업들은 ‘협력’의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는 것이다. 콘텐츠 산업은 유통구조상 홀로 성장할 수 없다.

지난 10월 국내 대표적인 콘텐츠 플랫폼 기업인 C사는 모바일 콘텐츠 기업과 상생협력을 위해 5년간 100억원을 투자해 상생센터를 설립하고 이를 통해 게임, 콘텐츠, 커머스 등 다양한 중소기업 파트너사와 협력사업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콘텐츠를 유통하는 모바일 플랫폼으로 제작자, 이용자와 함께 동반자 네트워크를 구축한 모범사례이다. 이 밖에도 많은 대기업들이 중소 콘텐츠 사업자들과 상생협력을 통한 생태계를 개방적으로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상생의 경쟁력을 기대해 본다.

창의력과 상상력으로 승부하는 콘텐츠산업은 창조경제를 이끌 핵심 성장동력이다. 심화되는 저성장 경제위기 속에서도 콘텐츠 산업은 2012년도 기준 연평균 8.6%의 매출 증가와 19.7%의 수출 성장을 이루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역할은 대·중·소 콘텐츠 기업이 서로의 창조적 아이디어로 협력의 경쟁력을 꽃 피울 수 있도록 또 다른 협력자의 역할을 분명히 하는 데 있다.

2013-12-17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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