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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생태연구의 허브 국립생태원/강상준 충북대 명예교수

[기고] 생태연구의 허브 국립생태원/강상준 충북대 명예교수

입력 2014-01-16 00:00
업데이트 2014-0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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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준 충북대 명예교수
강상준 충북대 명예교수
환경파괴냐 지역경제 활성화냐의 논란 속에 18년간 표류해 오던 충남 서천군의 장항국가산업단지가 지난해 12월 27일 국립생태원이란 새로운 이름으로 개원했다. 국립생태원은 우리나라 생태계 연구의 허브이자 국제관계에서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연구기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인류는 자연 생태계에서 제공되는 자원이나 물질 순환과정으로부터 이익을 얻으면서 살아간다. 이런 이익들을 통틀어 생태계 서비스라고 한다. 국립생태원은 이러한 생태계 서비스가 영속적으로 유지되도록 생태계조사 연구는 물론 생물종 확보와 보전, 기후변화에 의한 생태계 변화연구 및 생태교육을 담당하게 된다.

국립생태원의 설립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연구 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박사학위를 받는 고급인력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지만 어렵게 학위를 취득해도 안정된 일자리가 부족하거나 없어 생계를 위해 연구를 포기하거나 일자리를 찾아 외국으로 떠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우리나라는 다양한 인재를 확보하는 데 이미 빨간불이 켜져 있다. 고급 두뇌를 유치, 확보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가 국가연구기관의 확충이다.

그런 의미에서 국립생태원 설립은 정부의 올바른 선택이지만 국가기관이 아닌 법인으로 출발해 우려되는 바 또한 크다. 법인화란 국가기관을 공공적 성격의 민간기관으로 변환한다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민간 기업처럼 운영하도록 한다는 사실은 알려진 사실이다. 미래의 자연환경을 관리하는 정책들을 내놓을 국립생태원이 법인으로 출발하였으니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연구 추진이 보장될 수 있을지 걱정되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렇지만 자율적인 조직, 예산 운영, 민간 전문가를 영입할 수 있기에 운영을 잘만 한다면 타 연구기관보다 효율성이 높아질 수도 있을 것이라는 데 기대를 걸어본다.

모든 분야에 트렌드가 있는 것처럼 생물군집을 연구 대상으로 하는 생태계 연구도 트렌드가 있다. 지구온난화와 생물 생산력, 생태계 복원, 안정동위원소를 이용한 물질순환 및 기후변화 추적, 자외선 선량변화에 의한 미소생물 군집의 소멸, 인(P) 없이는 생명도 존재하지 못한다는 독일 과학자의 말처럼 21세기 말이면 고갈돼 버릴 생명의 필수원소 인의 보전 문제 등 이미 한국생태학회와 한국기후변화학회가 공동으로 작성한 로드맵에 따라 연구가 진행되리라 믿는다.

여타 연구기관에서는 감당하기 쉽지 않은 이런 연구들을 해야 하는 것이 바로 국립생태원이다. 국립생태원은 단순히 생태계 조사만을 하기 위하여 설립된 것이 아니며, 특히 유사한 국가 연구기관과 차별성 있는 연구를 함으로써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어야 할 것이다.

선진국의 연구를 따라잡거나 추월하기 위해서 국립생태원은 우수한 고급인력을 확보하는 데 노력해야 하고, 특정 분야의 전공학자가 국내에 없다면 외국에서라도 확보해 국가의 백년대계를 책임지는 연구를 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생태연구의 총괄 기관인 국립생태원은 우리나라의 첫 번째 국립법인이다. 범지구적인 미래 생태연구와 교육, 체험, 전시의 메카 역할을 하는 동시에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기 바란다.
2014-01-16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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