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정기석의 환경과 우리몸] 기침예절과 손씻기는 우리를 보호하는 기본 수칙

[정기석의 환경과 우리몸] 기침예절과 손씻기는 우리를 보호하는 기본 수칙

입력 2020-03-30 17:40
업데이트 2020-03-31 02:29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이미지 확대
정기석 전 질병관리본부장
정기석 전 질병관리본부장
코로나19가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나와 우리 모두를 지키기 위해 꼭 필요한 기본 수칙을 다시 한번 숙지하고 실천해야 한다. 뻔한 잔소리처럼 들려도 할 수 없다. 손씻기와 기침예절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질병관리본부에서 여러 해 전부터 기침예절과 손씻기를 강조해 왔으나 큰 관심을 끌지 못하다가 코로나19를 경험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기침예절이란 것이 있다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됐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하면 침방울과 콧물 방울이 주변에 퍼지면서 그 안에 포함된 병균도 같이 공기 중에 떠돌게 된다. 침과 콧물이 잘게 부서지면서 아주 작은 물방울을 형성하는 것을 비말이라고 한다. 비말은 대개 크기가 500마이크로미터 이하다.

큰 비말은 반경 2m 이내 공중에 잠시 머물다 바닥으로 떨어진다. 하지만 실험에 따르면 재채기로 인한 비말은 9m까지도 날아갈 수 있다. 또한 비말의 크기가 수분의 증발에 의해 더 작아지고 적절한 환기 시스템을 타면 좀더 멀리, 좀더 오래 공중에 머물 수 있다.

최근에 나온 연구 결과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공중에 3시간 정도 머물 수 있다고 한다. 비말이 형성된 공간이 좁고 폐쇄적이라면 감염 위험은 더해진다. 비말이 더 작아지면 직경 5마이크로미터 이하의 비말핵으로 남아 폐의 가장 깊은 곳인 폐포에까지 도달할 수 있는 크기가 된다. 비말핵에 의한 대표적인 감염병이 결핵, 홍역, 수두 등이다.

코로나19는 비말핵보다는 비말 상태로 감염이 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처음 알려진 바이러스인 만큼 특성을 단언하기는 섣부르다. 우리가 기침예절을 잘 지킨다면 바이러스가 주변 환경에 퍼지지 않게 하는 것이므로 서로를 위하는 매우 중요한 행위다. 코로나19가 끝난 후에도 반드시 지켜야 할 선진 국민의 예절로 자리 잡아야 하는 이유다.

다음은 손씻기의 중요성이다. 환자의 기침이나 재채기로부터 나온 바이러스가 수시간 공중을 떠돌다 바닥으로 내려앉으면 각종 생활용품에 묻어 우리의 손으로 옮겨 간다. 식탁, 소파, 책상, 의자, 문고리 등에 묻어 있던 병균은 씻지 않은 손으로 코, 입, 눈을 만질 때 점막을 통해 감염을 일으킨다. 이를 접촉감염이라고 한다.

유행성결막염의 유행 시기에 하루 100명 이상의 환자를 보면서도 자신은 눈병에 걸리지 않는 안과의사는 손을 철저히 씻을 뿐만 아니라 절대 손을 얼굴에 올리지 않아 접촉감염을 예방하기 때문이다.

일 년 내내 독감을 비롯한 다양한 폐감염 환자를 진찰하는 필자도 청진 전후에 반드시 소독액으로 손을 닦는다. 진찰 뒤에는 다음 환자를 위해 청진기도 닦아 둔다. 호흡기로 전파되는 감염증인 감기, 독감,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비말이 직접 호흡기로 들어가서 병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손에 묻은 바이러스로부터 발생하는 접촉감염도 매우 중요한 감염 기전이다. 다시 강조한다.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을 씻는 습관이야말로 감염병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행동이다.
2020-03-31 29면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선택은?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는 현재의 보험료율(9%), 소득대체율(40%)을 개선하는 2가지 안을 냈는데요. 당신의 생각은?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로 각각 인상(소득보장안)
보험료율 12%로 인상, 소득대체율 40%로 유지(재정안정안)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