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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방의회 개원하자 외유경쟁부터 하나

[사설] 지방의회 개원하자 외유경쟁부터 하나

입력 2010-09-30 00:00
업데이트 2010-09-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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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원들의 관광성 외유가 또 말썽이다. 6·2선거 직후 민선 4기 의원들이 임기를 며칠 남겨 두고 무더기 해외연수를 다녀와 국민의 지탄을 받았다. 그런데 5기 의회가 개원한 지 고작 석 달째인데 의회끼리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 외유 바람이 불고 있다고 한다. 이쯤 되면 지방의원들의 관광성 해외출장은 고질이라 할 만하다. 개원 석 달이면 지역 현안을 제대로 파악하기조차 빠듯한 기간이고, 앞으로 연말까지는 지자체 예산의 심의·결정에 매달려야 하는 시기다. 외국에 놀러 다닐 틈이 어디 있는가. 그동안 지방자치의 긍정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왜 이런 구태만은 그대로 답습하는지 참 답답하다.

의원들이 기왕 책정된 예산이 있다며 외유하고, 임기 말에 낙선이나 출마 안 했다고 나가고, 개원하자마자 당선됐다고 해외연수부터 챙긴다면 이거야말로 국민을 우습게 여기는 처사다. 제주도의회는 개원 100일도 안 됐는데 벌써 의원 41명 중 38명이 해외연수를 다녀왔다고 한다. 전남·경북·대구시의회 의원들은 혈세 수천만원을 써가며 중국·미주·유럽 등지를 다녀왔다. 서울·경기·인천·충남·충북·대전시의회도 10~12월에 의원들의 해외연수 계획이 잡혀 있다. 양심 있는 의원들은 “할 일을 제쳐 두고 해외로 외유성 연수를 떠나는 동료들 탓에 지역 주민 보기에 민망하다.”고 털어놓을 정도다.

선진국에서 많이 보고 배워 의정에 반영한다면 의원들의 해외연수를 말릴 이유가 없다. 그러나 새 임기 때마다 갔던 곳에 또 가고, 그것도 유명 관광지 중심으로 연수를 실시한다면 목적이 뻔한 것 아닌가. 그동안 전임자의 보고서도 많이 쌓였을 테고, 인터넷만 뒤지면 현지 실태를 훤히 알 수 있는데도 굳이 현장에 가봐야겠다는 배짱이 놀랍다. 관광성 외유라면 국회의원·단체장·공무원·공기업 임직원들도 지방의원 못지않다. 국민의 피와 땀을 생각해서라도 제발 좀 자제하길 바란다.
2010-09-3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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