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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상하이 스캔들 외교관 9명 불문이라니

[사설] 상하이 스캔들 외교관 9명 불문이라니

입력 2011-06-06 00:00
업데이트 2011-06-06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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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상하이 스캔들’에 연루된 외교관 11명 가운데 무려 9명이 불문 조치를 받았다. ‘덩신밍 사건’이라는 희대의 스캔들로 국제적 망신을 자초했는데도 정작 징계를 받은 외교관은 2명에 불과하다. 석달 전만 해도 전원 징계 운운하며 서슬 퍼른 처벌의 잣대를 들이댈 것처럼 허세를 부리더니 결국 용두사미로 끝나고 말았다. 이런 솜방망이 처벌로는 잇따라 터지는 외교관들의 ‘스캔들 시리즈’를 결코 멈출 수 없을 것이다.

국무총리실 산하 합동조사단은 지난 3월 이 사건에 대해 현지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스파이사건이 아니라 단순 치정사건으로 결론내렸다. 영사들의 부적절한 관계는 물론 국가 기밀이나 외교 자료 유출 의혹 등 어느 것 하나 속 시원하게 밝혀내지 못했다. 사건의 주역인 덩씨를 조사 대상에서 빼는 등 반쪽 조사로 시작했으니 애시당초 용두사미로 귀결될 한계를 안고 있었다. 합조단은 그나마 ‘심각한 수준의 공직기강 해이사건’으로 규정하고 전원 징계위원회에 회부토록 했다. 하지만 정작 징계로 이어진 경우는 해임된 김정기 전 총영사와 감봉 3개월 처분을 받은 P 전 영사밖에 없다. 나머지 9명은 법률상 징계가 아니라 1년 동안만 인사기록에 남는 경고, 즉 불문 처분을 받았다. ‘심각한 수준의 공직기강 해이’란 판단과 ‘불문’이란 결과는 아무래도 어울리지 않는다. 도대체 어떤 수준의 공직기강 해이가 있어야 무거운 징계를 내릴 것인지 되묻고 싶다.

외교관들의 부적절한 처신은 상하이 스캔들로 끝나지 않았다. 장관 딸 특채 의혹, 공관장 공금유용 사건, 대사의 상아 밀수사건 등이 줄을 이었다. 그때마다 외교부는 환골탈태를 외쳐댔지만 실천 없는 말의 성찬에 그쳤다. 감사원은 두달 전 19개 재외공관에 대해 대대적인 감사에 착수한 바 있다. 외교부가 자기 혁신을 못 해낸다면 감사원이 나서야 한다. 외교부가 ‘신의 부처’에서 벗어나도록 엄중한 감사 결과를 내놔야 한다.
2011-06-06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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