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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안철수재단 처음의 그 뜻 잃지 마라

[사설] 안철수재단 처음의 그 뜻 잃지 마라

입력 2012-02-07 00:00
업데이트 2012-02-07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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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재단(가칭)이 어제 기자회견을 갖고 공식 출범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재단의 사업 방향에 대해 “재단은 사회적으로 편중돼 있던 기회의 격차를 해소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일자리 창출, 교육지원, 세대 간 재능 기부 등의 사업을 추진한다고 한다. 눈길을 끄는 건 많이 가진 사람이 적게 가진 사람에게, 높은 사람이 낮은 사람에게 시혜성으로 베푸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사회로부터 받은 걸 베푸는 수평적 나눔을 운영원리로 도입했다는 것이다. 모든 이가 기부자이자 수혜자가 돼 서로 도울 수 있는 가치 선순환을 지향한다는 얘기다. ‘함께하는 기부문화’를 만들어 보겠다는 것인데 좋은 의도로 보여진다. 환영할 일이다.

안 원장의 말처럼 이런 조그마한 시작이 우리 사회의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 수 있고, 기부문화가 뿌리 내릴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재단의) 처음 제안자이고 기부자이지만 제 몫은 여기까지”라며 운영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의사를 내비친 대목은 안 원장의 진정성과 순수성을 읽게 한다. 자신이 보유한 안철수연구소 주식의 절반을 사회에 내놓으면서 “오래전부터 생각해 왔던 일을 실행에 옮긴 것일 뿐”이라고 한 그다.

다만 차기 유력 대선 후보로 부상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정치적인 해석이 꼬리를 물고 있는 게 사실이다. 안 원장 역시 기자회견에서 “우리 사회의 발전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하면 좋을지 계속 생각하고 있다. 정치도 그중의 하나일 수 있다.”고 말해 정치적 행보와 전혀 무관하지 않을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이 같은 발언은 지난달 미국 출장을 다녀오면서 “(여야가) 소임을 다하면 저 같은 사람까지 정치할 필요가 있을까 생각한다.”고 말한 것과는 사뭇 다르다. 물론 기부를 한다고 해서 정치를 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그러나 뭔가를 염두에 두고 재산을 기부한 것으로 나중에 알려지면 순수한 취지가 퇴색된다. 정치를 하고 안 하고는 안 원장의 의사에 달려 있지만 신선한 그의 기부정신이 정치적 행보에 가려 빛을 보지 못한다면 안타까운 일이 될 것이다. 안철수재단이 처음의 그 뜻을 잘 지켜 제2, 제3의 안철수재단이 줄지어 나오길 기대해 본다.

2012-02-07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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