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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감사원 출신 금융권 감사 독식한 것 아닌가

[사설] 감사원 출신 금융권 감사 독식한 것 아닌가

입력 2012-03-28 00:00
업데이트 2012-03-28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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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저축은행 사태로 금융감독원 출신의 금융권 취업이 어렵게 되자 ‘빈자리’를 결국 감사원이 채우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이 같은 우려는 현실로 드러났다. 2008년 우리은행을 시작으로 감사 자리에 진출하기 시작하더니, 올 3월 현재 모두 18개 금융기관의 감사 자리를 감사원 출신들이 꿰찼다. 우리·기업·외환(내정) 은행 등 1금융권을 비롯해 주택금융공사·자산관리공사 등 금융공기업은 말할 것도 없고 삼성생명·KB생명·삼성카드·NH손해보험 등 민간 금융기관과 한국저축은행·진흥저축은행·대우캐피탈·하나UBS자산운용·서울신용평가 등 민간 2금융권까지 무차별적으로 집어삼키고 있다. 영원한 ‘갑’(甲) 금감원을 능가하는 ‘슈퍼갑’ 감사원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말이 금융권에 나돌 정도다.

감사원은 당연히 펄쩍 뛴다. 감사원의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시대적인 요구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사람은 없다. 감사원은 지난 2009년 금융기금감사국을 신설한 데 이어 정책감사를 내세워 금융권 목줄을 쥐고 있는 금감원과 공적자금이 투입된 금융기관 외에도 감사권이 없는 민간 금융기관들까지 쉴 틈 없이 들쑤셨다. 카드사태, 가계부채, 저축은행 사태 등 현안이 생길 때마다 금감원에 대한 특별감사를 앞세워 전 금융권에 위세를 과시했다. 그 결과 감사원 금융기금감사국 1, 2대 국장은 금융공기업과 1금융권의 감사 자리로 ‘영입’됐다.

감사원은 지금 잔치판에 흥겨워할지 모른다. 하지만 바로 지난 10년간 금감원이 그런 ‘독배’(毒杯)에 빠져 오늘날 지탄의 대상으로 전락했다. 벌써 감사원을 감시·감독하는 기관이 나와야 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감시받지 않는 권력은 반드시 부패하기 마련이다. 부메랑이 되기 전에 감사원은 비판의 목소리에 겸허하게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2012-03-2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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