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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역 교육비리 이참에 발본색원하라

[사설] 지역 교육비리 이참에 발본색원하라

입력 2013-02-16 00:00
업데이트 2013-0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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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교육청의 장학사 선발시험 비리는 죄질이 고약하기 짝이 없는 막장 수준의 범죄다. 엊그제 경찰 발표에 따르면 범행을 주도한 시험담당 장학사는 미리 문제를 만들어 응시할 교사들에게 준 뒤 출제위원들을 포섭해 교사들에게 건넨 문제가 그대로 나오도록 했다고 한다. 이렇게 시험문제를 팔고 산 장학사와 교사 등이 수십명에 달한다. 옛 근무지의 동료교사나 교육청 동아리 회원, 고향 선후배 등 연결고리가 확실한 교사들만 골라 범행에 끌어들였는가 하면 추적을 피하기 위해 ‘대포’ 번호를 10여개나 이용했다. 시정잡배도 아니고 교육자를 자처해온 이들이 파렴치한 ‘완전범죄’를 기도한 셈이니 충남도 교육계뿐 아니라 동시대를 사는 온 국민이 기가 막힐 지경이다.

철저한 수사와 책임자 처벌만이 조직적인 교육범죄의 재발을 막는 길이다. 장학사 2명을 추가로 구속하는 선에서 끝낼 일이 아니다. 이번 스캔들과 관련해 건네진 돈의 규모는 수억원대에 이른다. ‘장학사 장사’로 오간 돈이 교육감 선거자금 등 다른 용도로 흘러들어 갔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돌고 있다. 김종성 충남도교육감이 문제의 장학사가 건넨 차명 휴대전화를 사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교육청 윗선 연루 여부를 명확히 가려내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장학사 등 교육전문직 선발시험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가도 따져 볼 문제다. 이번에 출제위원들은 합숙생활을 하면서 하루에도 수차례씩 바깥을 드나들고 일부 위원들은 술까지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시험 출제자로서 최소한의 기본 수칙도 지키지 않은 것이다. 교육전문직 선발 시험도 수능시험 수준으로 철저하게 출제위원들을 격리시켜 문제를 내도록 해야 마땅하다. 도교육청은 시험관리 실태를 면밀히 검토해 개선방안을 마련하기 바란다. 이번 장학사 시험 합격자 가운데 상당수가 충남도교육청이 매년 학업향상기여도 등을 기준으로 선정하는 ‘으뜸교사’ 동호회 소속이라는 사실이 우리를 더욱 슬프게 한다. 자기 기만 아닌가. 교사의 권위는 교사 스스로 세우는 것이다. 넓고 깊게 퍼진 지역 교육 비리의 뿌리를 뽑기 위한 대대적인 도덕재무장 운동이 필요한 시점이다.

2013-02-16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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