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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소나기 안전대책’이 무색한 현장 안전 불감증

[사설] ‘소나기 안전대책’이 무색한 현장 안전 불감증

입력 2014-08-14 00:00
업데이트 2014-08-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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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업 현장에서 안전의식 부족으로 인한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사고 예방과 위험에 대한 인식의 대전환이 요구된다. 그제 경남 거제 앞바다에서 꽃게잡이 어선(59t급)이 인근을 지나던 예인선과 바지선 간의 연결 로프에 걸려 전복되면서 6명이 숨지는 사고가 났다. 같은 날 검찰은 지난달 말 강원도 태백에서 발생한 무궁화호와 관광열차 충돌 사고 때 업무수칙을 어긴 채 운행 중 휴대전화를 사용한 관광열차 기관사를 구속기소했다. 사고 당시 승객 1명이 사망하고 91명이 부상당했다. 넉 달 전의 세월호 침몰 사고의 뼈저린 교훈이 무색하다.

두 사고는 현장에서 ‘설마’ 하는 부주의가 빚었다. 열차 기관사는 ‘운행 중에 휴대전화 전원을 꺼야 한다’는 코레일의 내부 규정을 어기고 사고 6분 전까지 지인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검찰은 이 행위가 정지 신호와 관제원과의 무전 교신, 자동정지장치 경보음을 무시하게 된 직접적 원인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들어 191차례의 열차 운행을 하면서 134차례나 휴대전화를 사용했다고 한다. 그는 최근 잇단 열차 사고가 날 때에도, 세월호 사고로 안전 신드롬이 일 때에도 남의 일인 양 규정을 무시하고 운전대를 잡았다. 어선 사고도 마찬가지다. 어선과 예인선이 통신연락을 하는 등 사전 조치가 필요했지만 무시된 것으로 보인다. 기민하게 움직인 해경 덕에 어선의 ‘에어포켓’(공기주머니)에 있던 3명의 목숨을 구한 게 그나마 다행이다. 작은 주의를 기울였더라면 충분히 막았을 사고들이다.

현장의 안전 불감증은 뿌리 깊은 병폐다. 그동안 대부분의 사고가 우리의 몸에 밴 안전 의식 부족에서 비롯됐다. 철도 사고만 해도 코레일의 자료에서 보듯, 최근 5년간 발생한 사고의 절반이 현장에서의 취급 부주의와 확인 소홀로 인한 것이다. 이 정도면 정부와 회사에만 진단과 대처를 잘못했다고 탓할 계제는 아니다. 안전사고 이후엔 언제나 매뉴얼 등 안전시스템을 구축하고 근무기강을 세우는 등 수많은 대책이 쏟아졌다. 두 손으로도 꼽을 수 없을 정도다. 대책을 내놓은들 현장에서 활용이 안 된다면 무용지물 아닌가. 두 사고는 조금만 신경을 썼더라면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사고였다. 이래서는 사고 예방은 부지하세월이다. 저마다 근무 현장에서 방심하면 나와 가족의 생명에 위협이 온다는 예방 의식이 요구된다. 열차 사고의 기관사처럼 본인부터 기본 수칙을 지키지 않고서 세월호 사고를 두고 “감놔라 배놔라” 할 자격은 없는 것이다.
2014-08-14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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