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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여객기 보안 취약성 드러낸 회항

[사설] 여객기 보안 취약성 드러낸 회항

서동철 기자
입력 2015-03-17 23:42
업데이트 2015-03-17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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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바꿔치기한 탑승권을 가진 사람을 태우고 이륙한 것은 있어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난 것이다. 자칫 테러를 비롯해 범죄행위 목적을 가진 사람이 이런 식으로 민항기에 탔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 한국을 대표하는 항공사의 하나라는 아시아나항공의 보안이 어떻게 이토록 허술할 수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부정 탑승자의 얼굴과 여권 사진 속 얼굴을 구분하지 못한 현지 직원의 실수라고 해명했다고 한다. 하지만 문제의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해명에서 알 수 있듯이 근본 원인은 아시아나항공의 보안의식 부재에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항공 보안을 100% 완벽하게 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철저히 대비하는 게 몸에 배어 있어야 한다. 방심하다가는 엄청난 인명 피해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한국 남성 두 사람은 그제 홍콩 첵랍콕공항에서 인천공항으로 가는 다른 항공권을 구입했다. 한 사람은 오후 1시 55분(현지시각) 제주항공 편, 다른 사람은 앞서 1시 15분 출발하는 아시아나항공 편이었다. 그런데 한 사람의 일정이 바뀌면서 비행기를 바꿔 타기로 했다고 한다. 두 사람은 탑승 수속 과정에서 수하물을 바꿔 실었고, 항공권과 여권은 공항 검색대를 통과한 뒤 비행기에 타기 직전 교환했다고 한다.

이런 사실을 알지 못한 아시아나항공기는 그대로 출발했고, 1시간 30분이 지나 대만 북쪽에서 기수를 다시 홍콩으로 돌려야 했다고 한다. 똑같이 다른 사람의 항공권으로 탑승하려던 사람을 적발한 제주항공이 아시아나항공에 알렸기 때문이다. 이렇듯 아시아나항공은 저가 항공이라는 제주항공보다도 보안 의식이 취약하다는 사실을 드러냈다. 문제의 항공기는 당초보다 5시간 이상 늦게 다시 홍콩을 출발했다니 많은 승객들이 엄청난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여기에 항공사 스스로 입은 물적인 손해 등도 적지 않지만 자업자득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이번 사건은 항공사와 항공기 이용자 모두에게 적지 않은 교훈을 남겼다고 본다. 먼저 당사자인 아시아나항공은 물론 다른 항공사들도 항공 보안에 경각심을 갖고 대처해야 한다. 부정 탑승객을 철저하게 걸러낼 수 있도록 보안 의식을 높이고 보안 시스템을 강화하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항공기 이용자들도 자신의 작은 일탈이 자칫 안전에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을 가지고 각종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사건을 불러일으킨 당사자들은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
2015-03-1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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