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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도시 재앙 막을 싱크홀 근본대책 세우라

[사설] 도시 재앙 막을 싱크홀 근본대책 세우라

입력 2015-10-26 17:54
업데이트 2015-10-26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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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반이 내려앉아 구멍이 뚫리는 싱크홀은 시민들에게 공포의 대상이다.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 곳곳의 도심에서 땅꺼짐 사고가 자주 일어나고 있다. 발밑이 언제 어디서 꺼져 내릴지 모르니 국민 불안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원래 싱크홀은 석회암이 물에 녹아 구멍이 생기는 지질현상이다. 석회암 지대가 아닌 곳에서 빈발하는 우리의 싱크홀 사고는 그래서 더 문제가 심각하다. 국내 싱크홀의 80%가량이 난개발이나 부실 공사 같은 인위적 요인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마구잡이 개발에 따른 자연의 역습이자 ‘땅의 재난’으로 통하는 까닭이다.

싱크홀은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물론 아니다. 해외 여러 나라의 대도시 주변에서도 증가 추세다. 어제 서울신문의 해외 선진국 싱크홀 실태 보도에 따르면 영국에서도 최근 싱크홀 사고가 부쩍 늘었다. 주목할 대목은 폭우나 채굴 현장 주변에서 자연적으로 지하에 생긴 동공이 더 많다는 사실이다. 우리나라처럼 부실 공사나 하수관 누수 때문에 생기는 인재(人災)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선진국들은 일찍부터 자연재난에 버금가는 대비책을 강구하고 있다. 싱크홀을 홍수나 산사태만큼 중요한 재난으로 간주해 영국은 지질정보 수집 정책을 도입했다. 도시의 개발 사고를 막기 위해 사전 지질조사에만 무려 20년을 공들였다니 먼 안목의 정책이 그저 놀랍고 부럽다. 비상사태에 신속히 대처할 수 있게 별도의 전문가 그룹도 총리 직속으로 뒀다고 한다.

우리의 대책을 돌아보면 너무나 초라한 수준이다. 건설사가 토목 공사를 할 때 사전에 지반조사를 해야 한다는 규정이 건설기술진흥법에 명시된 정도가 고작이다. 이마저도 서울의 석촌지하차도 싱크홀이 큰 문제가 되자 지난 7월에야 등 떠밀려 개정된 것이다. 서울 시내 도로의 싱크홀만 해도 해마다 꾸준히 늘고 있다. 유동 인구가 많은 도심에서 갑자기 땅이 꺼진다면 어떤 참사로 이어질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해외 전문가들은 싱크홀 사고가 늘어나는 서울시에 노후한 상하수도관 교체에만 매달릴 게 아니라 광범위한 지반조사가 더 급하다고 조언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지 않으려면 이런 목소리를 미리 귀담아들어야 할 것이다. 공사장의 안전점검은 기본이다. 싱크홀 연구와 지하공사 부실 대응책 마련에 정부의 관심과 예산이 얼마나 뒷받침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
2015-10-27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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