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길섶에서] 선반/박홍기 논설위원

[길섶에서] 선반/박홍기 논설위원

입력 2011-04-06 00:00
업데이트 2011-04-06 00:46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아침마다 지하철을 탄다. 늘 붐빈다. 월요일엔 더하다. 선반을 쳐다본다. 곳곳에 줄줄이 신문이 올려져 있다. 주위 사람들이 신문을 읽는다. 몇 명은 또 올려놓을 거다. 오늘도 등을 치는 사람들이 있다. 선반에 있는 신문을 수거하는 이들이다. 미안하다는 말도 없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많다. 가끔은 젊은이들도 있다.

처음엔 몰랐다. 나이가 지긋하고 허리마저 휜 분이 신문을 거둬 가는 게 안타까워 내려 드렸다. 누군가 혼잣말로 말했다. “안 도와 드려도 되는데.” 그분들의 밥벌이란다. 영역 다툼도 있고, 지하철 분위기를 해친단다. 그래도 냉정하다 싶었다. 아무리 생계형이라지만 노인인데….

옆구리에 신문을 끼고 오가는 그들을 탓할 수 있을까. 선반엔 이런 문구가 붙어 있다. ‘쾌적한 지하철을 위해 작은 배려, 다 읽은 신문은 수거함에.’, ‘다 읽은 신문은 선반 위에 놓지 마시고, 출구 옆 수거함에 넣어 주세요.’ 그렇다. 신문을 읽고 올려놓는 사람들이 더 몰염치하다. 귀찮더라도 들고 나가 수거함에 넣으면 될 것을.

박홍기 논설위원 hkpark@seoul.co.kr
2011-04-06 30면

많이 본 뉴스

‘금융투자소득세’ 당신의 생각은?
금융투자소득세는 주식, 채권, 파생상품 등의 투자로 5000만원 이상의 이익을 실현했을 때 초과분에 한해 20%의 금투세와 2%의 지방소득세를, 3억원 이상은 초과분의 25% 금투세와 2.5%의 지방소득세를 내는 것이 골자입니다. 내년 시행을 앞두고 제도 도입과 유예, 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맞서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제도를 시행해야 한다
일정 기간 유예해야 한다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