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길섶에서] 생각/최용규 논설위원

[길섶에서] 생각/최용규 논설위원

입력 2012-05-24 00:00
업데이트 2012-05-24 00:0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어디를 둘러봐도 온통 초록의 향연이다. 갓 태어난 잎새들이 푸름을 더해 가는 계절. 시인 노천명은 오월을 계절의 여왕이라고 노래했다. 오월이면 또렷이 생각나는 영원한 청년 Y. 요절한 그는 부드러운 미소와 따뜻한 심장을 가진 전사였다. 추석 전전날 찻집 2층에서의 만남이 그와의 이승 마지막이 될 줄이야. 그의 황망한 죽음은 20년이 지난 지금도 내겐 결코 지울 수 없는 상처요, 트라우마다. 회피, 불안…. 요놈들은 Y의 죽음이 내게 가져다준 ‘슬픈 선물’이다. 그래서 오월이면 그를 떠나 보내지 못했나 보다.

엊그제 생각지도 않은 반가운 손님이 일터에 찾아왔다. 나보다 Y를 더 아낀 L. Y를 생각할 때면 늘 뇌리에 맴돌던 또 한 사람이다. 처삼촌 벌초하듯 대충 안부 묻고 헤어질 수 없다. 그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온몸을 저리게 한다. 회사 근처, 허름한 식당에서 나눈 대폿잔에 지난 세월의 회한이 서린다. 오가는 이해와 사랑의 언어는 무거운 마음의 짐을 조금이나마 덜어준다. 내년엔 햇살 눈부신 오월이 될는지.

최용규 논설위원 ykchoi@seoul.co.kr

2012-05-24 30면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선택은?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는 현재의 보험료율(9%), 소득대체율(40%)을 개선하는 2가지 안을 냈는데요. 당신의 생각은?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로 각각 인상(소득보장안)
보험료율 12%로 인상, 소득대체율 40%로 유지(재정안정안)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