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길섶에서] 새끼/박홍환 논설위원

[길섶에서] 새끼/박홍환 논설위원

입력 2014-05-03 00:00
업데이트 2014-05-03 01:31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제 새끼를 탈 없이 길러 내고픈 어미, 아비의 심정이야 짐승이고 사람이고 다를 게 없을 것이다. 부지불식간에 새끼가 사라지면 어미 종달새는 어쩔 줄 몰라 하며 둥지를 오르락내리락 목젖이 찢어질 듯 울어대지 않는가. 안산 단원고 희생 학생들의 부모 또한 이렇게 절규한다. “사랑하는 내 새끼, 엄마 아빠는 아직도 너한테 줄 게 많은데, 미안해 사랑하는 내 새끼, 미안해.”

희생 학생 부모들이 그제 세월호 참사 현장을 다시 찾았다. 각자 “내 새끼를 살려내라”라고 적힌 푯말을 들고 이미 쉴 대로 쉬어 버린 목청으로 절규했다. 천금 같은 새끼들을 품에 묻은 그들에게 국가와 정부, 선사(船社)는 아무런 답변도 내놓지 못했다.

‘내 새끼’였다면 선장과 선원들이 그대로 줄행랑쳤을까. 해경과 정부는 ‘내 새끼’였더라도 미적미적하며 구조와 수색에 인색했을까. 혹여라도 우리 역시 희생된 아이들이 ‘내 새끼’가 아니어서 안심했던 건 아닐까. 이제라도 마음을 고쳐먹자. 우리 주변의 아이들은 모두 ‘우리 새끼’라고. 우리 모두 어미, 아비로서 ‘우리 새끼’들을 탈 없이 안전하게 길러내자고.

박홍환 논설위원 stinger@seoul.co.kr
2014-05-03 23면

많이 본 뉴스

‘금융투자소득세’ 당신의 생각은?
금융투자소득세는 주식, 채권, 파생상품 등의 투자로 5000만원 이상의 이익을 실현했을 때 초과분에 한해 20%의 금투세와 2%의 지방소득세를, 3억원 이상은 초과분의 25% 금투세와 2.5%의 지방소득세를 내는 것이 골자입니다. 내년 시행을 앞두고 제도 도입과 유예, 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맞서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제도를 시행해야 한다
일정 기간 유예해야 한다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