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방송계에서 편집 기술은 ‘마법’으로 통한다. 날 것 그대로도 묘미가 있지만 편집을 거치면 재미가 2~3배로 뻥튀기 되기 때문이다. ‘해리포터’ 속 마법처럼 컴퓨터 그래픽과 다른 영상을 절묘하게 편집해 보는 이들을 배꼽 빠지게 만드는 게 바로 편집이다.

네티즌들도 전문가 못지않은 실력을 뽐내며 요절복통 UCC 동영상을 생산해 낸다. 다양한 영상을 짜깁기해 완전히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 온라인상에서 큰 웃음을 선사한다. 인터넷에 공개되자마자 높은 조회수를 올리며 연이은 시리즈물까지 등장한 사례도 있다. 큰 웃음을 선사한 편집 영상을 모아 봤다.

짜깁기 편집으로 ‘소녀시대’를 사채업자로 만들어 웃음을 선사했다.<br>사진=KBS 2TV ‘코미디쇼 희희낙락’의 ‘김준호 쇼’
◆PD 센스가 대단해!

개그맨 정준하(40)의 콧구멍에서 글씨가 스멀스멀 기어나온다면 어떨까. 실제로는 불가능한 일이지만 편집 기술을 이용하면 어려운 일이 아니다. 지난달 30일 방송한 MBC ‘무한도전’ 디너쇼 편에서 정준하는 특유의 콧소리를 뽐내며 ‘사랑일 뿐야’를 열창했다. 제작진은 그의 콧소리를 생생하게 표현하기 위해 ‘순도 100% 콧소리’라는 자막과 함께 정준하의 콧구멍에서 노래 가사가 나오는 편집 기술을 선보였다. 시청자들은 “김태호 PD의 센스가 돋보인다” “연출·진행·편집 등 ‘무한도전’을 능가하는 예능 프로그램은 없을 듯”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MBC 주말 뉴스데스크 최일구 앵커(51)는 개그맨 못지않은 입담을 자랑한다. 지난해 11월 MBC ‘황금어장-무릎팍 도사’에 출연해 다양한 에피소드를 즐겁게 풀어 냈다. 당시 화제가 된 것은 직접 기타를 치며 부른 자작곡 ‘로케트를 녹여라’였다. 제작진은 진지하게 노래하는 그의 모습에 우주 영상과 로켓 사진을 편집해 보는 이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KBS 2TV ‘해피선데이-1박 2일’의 이승기(24)는 나영석 PD(34)를 완벽히 따라해 눈길을 끌었다. 나 PD가 자주 사용하는 ‘안 됩니다’ ‘땡’ ‘미션 실패’ 등 단호한 말투와 행동을 흉내내 웃음을 선사했다. 이수근(36)은 나 PD의 말투가 가수 이용(54)의 ‘사랑과 행복, 그리고 이별’ 속 후렴구 음정과 흡사하다며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제작진은 이용과 이승기의 영상을 교차 편집해 내보내는 등 시청자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안겼다.

재밌는 편집으로 두 배의 웃음을 안긴 방송<br>사진=왼쪽부터 MBC ‘무한도전’, MBC ‘황금어장-무릎팍 도사’, KBS 2TV ‘해피선데이-1박 2일’ 캡처
◆짜깁기 편집으로 웃음 폭탄

지난 추석 연휴 방송한 KBS 2TV 추석 특집 ‘빅스타 X파일’에서는 드라마의 재해석이란 이름으로 신 개념 ‘막장’ 드라마를 선보였다. ‘제빵왕 신데렐라’라는 이 드라마는 KBS 인기 드라마 ‘신데렐라 언니’와 ‘제빵왕 김탁구’를 절묘하게 편집해 폭소를 유발했다. 김탁구(윤시윤)가 송은조(문근영)를 만나 연인으로 발전해 일과 사랑을 모두 쟁취하지만 알고 보니 MBC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 속 준혁(윤시윤)의 꿈이었다는 반전 드라마다. 방송 직후 화제로 떠오른 이 영상에 네티즌들은 “신선하고 기발하다” “2탄도 만들어 달라” “절묘한 편집과 기막힌 반전이 최고다” 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2009년 방송한 KBS 2TV ‘코미디쇼 희희낙락’의 ‘김준호 쇼’는 아예 다른 영상을 짜깁기해 새로운 웃음을 만들어 냈다. 이 코너는 다른 프로그램에 나온 인기 연예인들의 영상을 김준호(36)의 엉뚱한 질문과 교묘하게 편집한 ‘합성 토크쇼’다. 편집 기술을 통해 김태희(31)는 조인성(30)을 때린 싸움꾼으로, 원로 배우 신구(75)는 바람둥이, ‘소녀시대’는 전문 사채 조직으로 둔갑했다. 특히 이순재(76)가 ‘핑클’의 열혈 팬이 된 장면과 구혜선(27)이 문신 전문가로 변신한 방송은 뜨거운 반응을 낳았다.

짜깁기 편집으로 화제를 모은 방송<br>사진=KBS 2TV 추석특집 ‘빅스타 X파일’의 ‘제빵왕<br>신데렐라’(왼쪽)와 KBS 2TV ‘코미디쇼 희희낙락’의 ‘김준호 쇼’
◆네티즌 솜씨도 볼 만

네티즌들의 영상 편집 솜씨는 전문가 뺨친다. 네티즌들이 제작한 동영상은 인터넷에서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하며 연일 화제가 된다. 인기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은 편집하기에 안성맞춤인 아이템이다. 네티즌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새 영상을 만들어 무한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SBS 드라마 ‘시크릿 가든’은 특히 패러디를 양산했다. 한 네티즌이 유투브 사이트에 올린 ‘막말의 가든’ 영상은 출연 배우들의 막말 대사를 교묘하게 편집해 큰 재미를 선사했다. 길라임(하지원)이 “나 지금 뚜껑 제대로 열렸거든”이라고 화를 내자 김주원(현빈)이 “뚜껑도 닫아 주겠다고”라고 답하는 장면은 잔잔한 웃음을 줬다.

’시크릿 가든’의 2년 후를 배경으로 한 ‘만추릿 가든’의 인기도 대단했다. 극 중 결혼한 김주원과 길라임이 세 아들을 키우다 지쳐 미국 시애틀로 간다는 내용의 이 영상은 현빈(29)-탕웨이(32) 주연의 영화 ‘만추’와 ‘시크릿 가든’을 합성한 패러디물이다.

최근 케이블 채널에서 오페라 스타가 된 가수 테이(28)의 영상도 화제다. ‘테이의 이중생활’이란 제목의 이 동영상은 ‘핸섬피플’의 보컬 테이와 tvN ‘오페라 스타 2011’ 무대 위 그를 매끄럽게 연결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대중 가수와 오페라 가수의 이중생활이라니 한참 웃었다”며 즐거운 목소리를 냈다. 테이 역시 “네! 저 카라는 아니지만 이중 생활하고 있습니다. 어제도, 오늘도”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가수 간미연(29)은 소속사에서 직접 영상을 편집해 공개했다. ‘밥 먹고 졸았지’라는 제목의 이 영상은 간미연이 뮤직비디오 촬영 중 틈날 때마다 조는 모습을 엮었다. 그의 곡 ‘파파라치’의 영어 가사가 “밥 먹고 누웠지”라고 들린다며 한 네티즌이 편집한 영상에 이은 시리즈물이다. 네티즌들은 “가사와 영상이 그럴싸하다” “밥 먹고 졸면 그렇게 날씬해지나” 등 흥미로운 반응을 보였다.

comet568@medi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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